가능한 대한들을 생각해내는 일보다 과거를 기억하는 편이 훨씬 더 쉽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종종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하루 전까지 3백 달러에 세일해서 팔리던 휴양지 패키지 티켓이 4백 달러로 오르면 주저하지만, 똑같은 패키지가 6백 달러에 팔리다가 5백 달러로 인하되면 선뜻 사려고 한다.
이런 경향성 때문에 우리는 '기억할 수 있는 과거'가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곤 한다. 예를 들어, 지금 당신의 지갑에 20달러짜리 지폐 한 장과 20달러짜리 콘서트 티켓 한 장이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런데 콘서트장에 도착한 순간, 그 티켓을 오는 길에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새 티켓을 사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럼 이번에는 20달러짜리 지폐 두 장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런데 콘서트장에 도착했을 때, 그중 한 장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면 새 티켓을 사겠는가? 이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겠다고 말한다. 두 경우가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두 경우 모두 20달러의 값어치에 해당하는 종이 한 장을 잃어버렸고(그것이 티켓이든 지폐든), 콘서트에 필요한 티켓을 사는 데 남은 돈을 쓸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과거와 비교하는 우리의 고집 때문에 두 경우에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20달러짜리 지폐만 두 장 가지고 있다가 지폐 한 장을 잃어버린 경우, 콘서트는 아직 과거가 없다. 따라서 콘서트를 보는 데 드는 비용을 다른 가능성(맛있는 음식을 먹을까)과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에 구입한 티켓을 잃어버린 경우, 콘서트는 과거가 있다. 따라서 콘서트 티켓을 다시 구입하게 될 경우의 비용(40달러)을 과거와 비교(20달러 티켓)하고는 비용이 2배나 뛰었기 때문에 사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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