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의 기억에서 정보를 끄집어낼 때 우리에게 유리한 사실만을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행위를 한다.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더 높은 봉급을 받고 더 많은 승진 기회를 누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했다.(외향-성공 집단) 또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정반대의 증거들을 제시했다.(내향-성공 집단)
그 후, 자신이 외향적인지 혹은 내향적인지를 판단해볼 수 있도록 과거의 구체적인 행동들을 회상해보라고 요구했다. 그랬더니 외향-성공 집단은 자신들이 낯선 이들에게 다가가 스스로를 소개했던 때를 기억했지만, 내향-성공 집단은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수줍음 때문에 인사조차 건네지 못했던 때를 기억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의 결정이 얼마나 현명한지, 우리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우리의 활기찬 성격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알 수 있는 가장 풍부한 정보는 우리의 기억이 아니라 타인에게서 나온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결론을 지지해줄 정보에만 자신을 노출시키려는 경향성은 우리가 곁에 둘 사람들을 선택할 때 특히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 누구도 친구나 연인을 닥치는 대로 고르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나를 좋아해줄 사람,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어마어마한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따라서 우리가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이나 의견을 물어볼 때, 그들이 우리가 원하는 결론을 확신시켜 주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들이 정말로 우리와 의견이 비슷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상처를 주기 싫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심지어 주변 사람이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지 않을 것 같을 때, 우리는 그렇게 하도록 교묘하게 유도하기도 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교묘하게 자신이 얻고자 하는 답을 끌어내기 위해 유도질문을 한다고 한다. '당신이 사귀어 봤던 사람 가운데 내가 가장 좋은 연인이야?'라고 묻는 것은 위험하다. 그 질문에는 우리를 정말로 행복하게 해줄 답이 오직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랑 연애하면서 제일 좋은 게 뭐야?'라고 묻는 것은 정말 똑똑한 방법이다. 그 질문에서 우리를 비참하게 만들 답은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던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원하는 대답을 들으면, 자신이 남들로부터 유도해낸 그 답을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말해줘'라고 요구하는 말이 그렇게 인기가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듣고 싶어하는 답을 말해줄 만한 사람들을 미리 선택해놓고, 더불어 그들에게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도록 교묘하게 유도하고는 그들이 우리가 원하는 말을 하게 되면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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