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심리학 책의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

팔락 2012. 8. 31. 12:57

과학적인 심리학은 지금까지 '평균적인 인간'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려주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믿을 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자신을 평균적인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자신이 평균보다 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경영인은 자신이 평균적인 경영인보다 훨씬 더 유능하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운전자 가운데 90%의 사람이 자신이 평균적인 운전자보다 더 안전하게 운전한다고 생각하며, 대학 교수 가운데 94%는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객관적으로 세상을 본다고 생각한다. 한 연구 팀의 결론처럼 우리 대부분은 자신이 보통 사람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더 운동신경이 좋고 지적이며 조직적이고 윤리적이며 논리적이고 재미있으며 공명정대하고 건강하다고 믿는다.

 

남보다 나를 더 낫게 생각하는 이런 경향성은, 사실 '자신이 남과 다르다'라고 믿는, 보다 더 일반적인 경향성의 표출이다. 때로는 남보다 낫고 때로는 남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나와 남은 다르다고 믿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얼마나 관대한 사람인지 물으면 사람들은 자신이 남보다 더 많은 관용을 베푼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물으면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이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고 말한다.

 

운전이나 자전거타기와 같은 비교적 쉬운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을 물어보면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이들보다 더 잘한다고 평가하지만, 저글링이나 체스 게임 같은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을 물어보면 자신이 남보다 더 못하다고 평가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늘 자신을 남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항상 스스로를 남과 다른 독특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남들이 하는 것과 정확히 같은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남과 다른 어떤 독특한 이유에서 그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선택은 그 사람의 특성에 원인을 두지만(그가 문학 수업을 선택한 이유는 원래 문학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는 그 선택 대상의 특징에 원인을 둔다.(나는 문학이 경제학보다 학점이 잘나오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결정이 사회적 규범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인식하면서도(수업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손을 들어 물어보는 게 창피해서 그냥 있었다.) 다른 사람도 사회적 규범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잘 깨닫지 못한다.(다른 사람은 수업 내용을 이해했기 때문에 손을 들지 않는구나.) 더불어 우리는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뭔가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다른 것을 싫어해서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내가 그 후보에게 표를 준 것은 다른 후보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다른 사람의 선택은 늘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반영한다고 믿어버린다.(철수가 그 후보에게 표를 주다니 정말 그 후보를 좋아하는 모양이군.) 결론은 간단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굉장히 독특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