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뇌 길들이기

팔락 2011. 5. 30. 17:40

교묘한 정보 조작자인 뇌 때문에 우리는 실재의 허울밖에 보지 못한다. 자신에 관한 불쾌한 진실은 뇌의 자만심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뇌의 비겁한 도덕 계산법은 흔히 타인을 희생시켜 가며 자기 미화의 원칙을 고수하는 데 한 몫을 한다. 뇌의 감정은 우리 자신의 핑계거리를 늘려서, 자신의 행동과 존재감을 신중하게 조율하는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끼치고 혼란을 야기한다.

 

뇌의 비이성은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 때문에 우리는 실수와 착각을 하기 쉬워진다. 이것은 뇌의 고집 때문에 악화되기만 한다. 뇌의 비밀스러운 무의식은 우리를 조종하며 희열을 느끼면서도 정작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끼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다. 성마르고 변덕스러운 뇌의 극기심은 쓸데없는 충동과 오락거리에 무기력하게 굴복한다. 그리고 우리의 선한 의도 따위에는 무관심한 뇌가 고정관념을 비열하게 이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야가 흐려져 어쩔 수 없이 타인을 편협한 눈으로 보게 된다.

 

사실 우리의 사고방식은 많은 갈등 요인들이 뒤섞인 결과이다. 세상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우리의 욕구와 상충하는 것은 바로 자존심과 안전감과 기존 관점을 지키려는 강력한 충동이다. 우리의 명백하고 엄정한 인식력과 맞서는 것은 바로 우리가 지닌 믿음의 정확성을 몰래 떨어뜨리는 수많은 비이성과 편견과 변덕이다.

 

이러한 뇌를 길들여 보다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뇌의 야비한 음모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인정함으로써 그것에 맞설 적절한 여력을 가질 수 있다. 우리의 뇌를 조종하는 정신적 현상들(감정, 기분, 스키마, 고정관념)은 우리가 그것들의 잠재적 영향력을 알아채는 순간 일부 효력을 잃고 만다.

 

우리의 뇌가 진실 위에 몰래 드리운 베일을 결코 완전히 벗겨낼 수 없다고 해도 우리가 완전히 낙담하지 않아도 될 만한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는 세상을 정확하게 보려는 당찬 노력으로 왜곡을 막아낼 수 있다는 사실에서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지혜가 우선이니 지식의 토대 위에 지혜를 얻어라. 그리고 나서 그것으로 모든 깨달음을 얻어라."  높은 곳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라. 우리는 뇌가 다양한 속임수로 자신과 타인에게 끼치는 악영향을 가급적 줄여야 할 의무가 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자신을 오도할지도 모를 악영향을 살피는 눈과 귀가 되어라. 자신이 얼마나 정의로워 보일지 신경쓰지 말고 반대 의견에 좀 더 참을성을 가져라. 유혹과 방심과 충동에 맞서 자신의 연약한 극기심을 튼튼하게 하라. 타인을 판단할 때는 고정관념에 쉽게 휩쓸리지 않도록 경계하라.

 

무엇보다 우리는 제멋대로인 뇌의 왜곡과 속임수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 그 왜곡과 속임수는 늘 우리 안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뇌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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