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낙관주의, 건강

팔락 2011. 5. 27. 12:57

자신과 세상에 관한 진실을 유난히 잘 아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자아인식(self perception)은 어느 누구보다 균형이 잡혀 있다. 그들은 성공과 실패 모두에 대해 더욱 공정하게 책임지며, 미래를 더욱 현실적으로 예측한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자각(self - knowledge)의 위험성을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거이다. 그런데 임상적으로 볼 때 그들은 우울증이 있다.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과 그의 동료들은 우울한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비관적 설명 양식을 밝혀냈다. 비관주의자들은 실패하면 (나는 멍청이야. 나는 무능해. 라는 식으로) 자기 탓을 하면서, 잘못은 자신에게 있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며 자신이 무슨 일을 하든 잘못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행복하고 자기본위적인 사람들이 실패를 접했을 때 하는 설명과는 판이하다.

 

게다가 비관주의가 정신 건강뿐 아니라 육체 건강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음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사망일을 예측하는 `사망 시계` 사이트에서는 겨우 네 가지 질문만 한다. 남성인가 여성인가? 담배를 피우는가? 과체중인가? 비관주의자인가? 성별, 흡연, 비만과 더불어 개인 성향도 위험 요소에 올라 있어 놀라울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음 연구에 따르면 개인 성향이 4대 요소 안에 있어야 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개인 성향이 수명에 끼치는 효과를 다룬 어느 유명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북아메리카의 수녀들이 70여년 전에 마지막 서원에 임박하여 쓴 짤막한 자서전을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자서전을 꼼꼼히 조사하여 수녀들이 긍정적 감정을 몇 번이나 표현했는지를 세어 마리아 척도(Maria measure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다소 속상한 일을 당해도 명랑한 여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온 명칭)를 산출했다. 그러고 나서 연구자들은 정서적 성향이 수명과 관련 있는지 조사했다.

 

통계 결과에 따르면, 자서전에 즐거운 내용이 많은 수녀일수록 천국의 부름을 받아 선종하기 전에 이승에서 산 기간이 길었다. 실제로 즐거운 수녀들이 우울한 수녀들보다 평균 10년 이상 더 살았다. 낙관주의자들은 면역 체계가 튼튼하며, 의사 왕진 횟수가 적고, 암 생존율이 높고, 심장 질환 재발률이 낮고, 급사할 가능성이 낮다.

 

우울한 사람들은 이런 데이터를 보더라도 좀 더 밝은 사고방식을 기르기가 쉽지 않다. 인간의 성격은 약 50%가 유전적으로 결정되고 환경의 영향이 나머지를 차지하지만 성인의 성격은 대체로 완성되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좀처럼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도해 볼 가치는 분명히 있다. 뇌는 가소성이 있으며 행동이 태도를 변화시킨다는 많은 심리학적 연구결과들이 있기 때문이다.

 

# 테러 경영 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 ;

토머스 A. 피슈친스키라는 심리학자가 발전시킨 선정적인 이름의 이론으로, 건전하게 자만하는 뇌는 "우리 인간이 무의미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덧없는 동물에 불과하여 결국은 죽어서 썩고 말 운명이라는 무시무시한 가능성을 인식하는 데서 오는 테러 위기감을 조절하도록 설계된 방패이다."

 

몇몇 긍정적 착각 덕분에 정말 우리가 세상에서 어느 감자, 파인애플, 호저, 벌레보다 소중할 이유가 없다는 괴로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자만하는 뇌에게 크게 감사해야 한다는 데 모두들 공감할 것이다.

- 뇌 마음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