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오해하는 심리적 경향을 말하며 폴 밀(Paul Meehl)이 명명하였다.
19세기 말 곡예단에서 사람들의 성격과 특징 등을 알아내는 일을 하던 바넘(P.T. Barnum)에서 유래하였다. 그는 서커스 도중에 관객을 아무나 불러내어 직업이나 성격 등을 알아맞히는 것으로 인기를 끌었다. 신통력이 뛰어났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보편적으로 들어맞는, 이를테면 "당신은 활발한 성격이지만 때로는 혼자 있고 싶어 하는 내성적인 면도 가졌군요"라고 말해도 관객은 저절로 "어쩌면 그렇게 잘 맞힐까?"라고 감탄하기 마련이었다.
링링 서커스의 단장이었던 바넘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있습니다(There is something for everyone.)`란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했고 이 말이 바넘효과의 기본 명제와 잘 부합하는 까닭에 그의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는 설도 있다.
1940년대 말 심리학자인 포러(Bertram Forer)가 성격 진단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증명한 까닭에 '포러효과'라고도 한다.
사람들은 보통 막연하고 일반적인 특성을 자신의 성격으로 묘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러한 특성이 있는지의 여부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으로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좋은 것일수록 강해지는데, 이처럼 착각에 의해 어떤 특성을 주관적으로 끌어다 붙이거나 정당화하는 경향을 말한다.
곤혹스러운 심리적 문제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이런 효과에 특히 취약할 수 있다. 대개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겪는 곤경에 대해 간결하고 깔끔한 설명을 원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가리켜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effort after meaning)이라 부른다. 바넘효과는 점성술사, 수상술사, 성격 감정 필적학자, 영매들의 성공 이유다. 신문에 꾸준히 연재되는 별자리나 띠에 따른 오늘의 운세도 바넘효과를 통해 인기를 유지한다.
# 포러의 실험
포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성격 테스트를 한 뒤, 그 결과와는 상관없이 신문 점성술 난의 내용 일부만을 고쳐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는 이 테스트 결과가 자신의 성격과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학생들이 평가하도록 하였다. 자신이 받은 테스트 결과가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착각한 학생들은 대부분이 자신의 성격과 잘 맞는다고 대답하였다. 다음 글은 포러가 테스트를 마치고 테스트 참가자 전원에게 돌린 글이다.
`당신은 타인이 당신을 좋아하길 바라고 있고, 존경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당신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성격에 약점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결점을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아직 당신이 발견하여 사용하지 못한 뛰어난 잠재적 재능이 있습니다.
외적으로는 당신은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고 자기억제도 되어 있습니다만, 내적으로는 걱정도 있고 불안정한 점도 있습니다. 때로는 올바른 결단을 한 것인가, 올바른 행동을 한 것일까 하고 깊이 고민하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의 변화와 다양성을 좋아하나 규칙이나 규제로 둘러싸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서 충분한 근거가 없으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 독자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종종 외향적이고 붙임성이 있으며 사회성도 좋으나 가끔은 내향적이고 주의 깊고 과묵한 때도 있습니다. 당신의 희망 중 일부는 다소 비현실적이기도 합니다.`
포러가 학생들의 성격 진단 결과로 나누어 준 점성술 난의 내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성을 기술한 것이다. 포러는 실험을 통해 보편적 특성을 개개인에게 적용할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알아보고, 그 결과로 바넘효과를 증명한 것이다.
1985년 데이비드 딕슨과 아이작 켈리는 논문 < 성격 평가 속의 바넘 효과 The Barnum Effect of Personality Assessment >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적용했을 때 피실험자는 테스트의 정확도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현상을 밝혀내었다.
1. 피실험자가 분석 결과가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믿을 경우.
2. 피실험자가 평가자의 권위를 믿을 경우.
3. 분석 결과의 내용이 항상 긍정적일 경우.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믿음 양극화(belief polarization) (0) | 2011.05.28 |
---|---|
낙관주의, 건강 (0) | 2011.05.27 |
애정표현의 중요성, 애착이론 (0) | 2011.05.25 |
대중심리학의 피해와 유사과학 (0) | 2011.05.24 |
의사소통의 목표 (0) | 2011.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