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부조화이론(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은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여러 심리학 실험들의 결과들을 조직화하여 세운 인간행동의 동기이론이다.
기본적으로 인지부조화는 한 개인이 심리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두 가지 인지(사고, 태도, 신념, 의견)를 가지고 있을 때 생겨나는 긴장상태를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두 개의 인지는 서로 상반될 때 부조화한다. 인지부조화는 심리적 불편함을 유발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것을 감소시키려고 한다. 이 과정은 기아나 갈증이 일어나거나 감소하는 과정에 개입된 것과 유사하다. 유일한 차이점은 동기가 생리적인 요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인지적인 불편함에서 온다는 것이다. 서로 모순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부조리와의 유희이며, 실존주의 철학자인 까뮈(Albert Camus)가 피력하였듯이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 부조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확신하기 위해 노력한다.
페스팅거와 칼스미쓰(Carlsmith)의 실험에서(한 피험자에게 재미없는 과제를 주고 그 피험자는 다음 피혐자에게 과제가 재미있었다는 말을 하도록 조작하였다) 부조화를 나타내는 진술의 원형은 다음과 같다. ``나는 그 과제가 재미없다고 믿는다``라는 인지는 ``나는 그 과제가 재미있다고 말했다``는 인지와 부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지속적인 연구와 비판의 결과 인지부조화는 자아개념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자아개념의 손상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우에 생겨난다. 자신이 의식적으로 그리고 알면서도 어리석은 짓을 했을 때나, 타인에게 손상을 입히는 행동 - 비록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행동을 했을지라도 - 을 했을 경우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내가 X를 말했다``는 인지가 ``나는 X가 아닌 것을 믿는다``라는 인지와 부조화를 이룬다는 것이 아니다. 보다 결정적인 것은 내가 다른 사람을 오도했다는 것이다.
"내가 믿지 않는 것을 말했다"는 인지는 나의 자아개념, 즉 "나는 인격자이다"라는 인지와 부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인지부조화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은 부조화가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상황이 바로 자존심이 개입된 상황임을 보여준다. 즉 자존심이 높은 사람이 어리석은 짓을 하였거나 잔인한 짓을 하였을 때 가장 많은 부조화를 경험한다.
인지부조화이론은 사람을 합리적인 존재로 묘사하지 않고, 합리화하는 존재로 묘사한다. 이 이론의 기본 가정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옳게 되려는 동기보다 옳다고(그리고 지혜롭고, 예의바르고, 선량하다고) 믿으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
인지부조화에 따른 잘못된 행동의 결과 우리는 자신의 자아를 보존하기 위해 자기정당화라는 심리메커니즘을 발동시킨다. 즉 인간의 마음속에서 양립할 수 없는 생각들이 심리적 대립을 일으킬 때 적절한 조건하에서 자신의 믿음에 맞추어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행동에 맞추어 믿음을 조정하는 현상이다.
이는 욕을 먹거나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혹은 일자리나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하거나 변명을 늘어놓는 것과는 다르다. 어디까지나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심리적 메카니즘으로, 뇌의 구조까지 그에 맞게 짜여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전혀 경험이 없는 기억까지 지어내거나 기억을 왜곡하기까지 한다.
이는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진화적 심리 기제로 대표적인 예가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신포도의 이야기다.
이 세상에 합리적인 사람과 비합리적인 사람들이 따로 구분되어 존재하다고, 그리고 자기편은 합리적이며 상대편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단지 우리의 욕심일 뿐임을 주목해야 한다. 사람들은 모두 같지가 않아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부조화를 잘 견디어 낸다. 그러나 우리는, 상황에 따라서, 합리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고 부조화를 해소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모두 동일하다. 때로는 동일한 사람이 아주 빨리 이들 두 가지 행동을 이어서 할 수도 있다.
이런 기제가 과잉으로 작동하여 자신에 대한 지나친 자의식, 자기 집단에 대한 과잉 의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즉 상호 불신과 무책임이 만연한 사회를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심리적인 메카니즘이 누구에게나 작동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어떤 사건에서 심리적 불편이 초래되는 경우 그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지 말고 자신이나 상황에게서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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