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주어지는 많은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판단의 어림법(judgmental heuristic,경험에 기초한 추측)을 사용하는 것이다. 판단의 어림법은 정신적 지름길이다.
휴리스틱(heuristic)은 ‘찾아내다’ ‘발견하다’는 뜻의 그리스 말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말로, 불확실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풀기 위해 쓰는 주먹구구식 셈법이나 직관적 판단, 경험과 상식에 바탕을 둔 단순하고 즉흥적인 추론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문제를 풀어내는지 설명하는 진화 혹은 학습에 의해 심어진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잘 작동하지만 지각편향이나 시스템적 오류를 일으키기도 한다.
아모스 트버스키와 다니엘 카너먼에 의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 졌지만 원래는 노벨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몬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다. 거르드 기거렌저는 어떻게 발견법이 지각편향을 만들어 내지 않고 보다 정밀한 판단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 하였다.
2002년 다니엘 카너먼과 쉐인 프레데릭은 처리하기 힘든 복잡한 목표속성을 곧바로 마음에 떠오른 발견법적 속성으로 바꿔서 판단하는 속성 바꾸기(attribute substition)가 자각없이 작용한다는 이론을 펼쳤다. 이는 또한 사람들이 평균회귀에 반하는 결정을 왜 내리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행동경제학자들의 화두가 된 휴리스틱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연구로 널리 알려진 휴리스틱은 불확실성 하의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개념으로 떠올랐다. 트버스키와 카너먼은 1974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한 논문(Judgment under Uncertainty: Heuristics and Biases)에서 대표성 휴리스틱에 관해 상세히 설명했다.
1.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ness heuristic)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ness heuristic)은 어떤 개별적인 대상 A가 B라는 부류(class)의 특성들을 ‘대표(represent)’하는 것으로 보일 때 곧바로 ‘A는 B에 속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즉 한 사물이 다른 사물과 같은 기능을 갖는다는 사실을 추론하기 위하여 그 사물이 다른 사물과 가지는 대표적인 유사성에 초점을 맞춘다. 민간요법에서 치료법은 병의 원인과 유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성기를 닮은 음식은 정력에 좋을 것이라는 믿음, 성별과 인종 외모에 따른 고정관념 등이 그 예이다.
2.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은 어떤 것에 대하여 판단을 할 때 구체적이고 생생한 예를 얼마나 쉽게 마음에 떠올릴 수 있는가에 기초하여 결론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많은 경우에 이 판단법은 정확하고 유용하지만, 주요 문제점은 때때로 가장 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전체적으로 볼 때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개인의 경험이나 매스컴에서 많이 오르내린 정보의 영향으로 어떤 사건이 실제보다 과장되어 빈번하게 발생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3. 태도 휴리스틱(attitude heuristic)
태도는 정서적이고 평가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특별한 유형의 신념이다. 어떤 의미에서 태도는 한 대상에 대한 축적된 평가 - 좋다거나 나쁘다는 - 이다.
태도 휴리스틱(attitude heuristic)은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평가할 때 사물들을 좋아하는 부류와 싫어하는 부류로 나누어 판단을 하는 성향을 말한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의 학생 시절 성적도 좋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어떤 사람을 싫어하면 그 사람이 과거에 게을렀거나 품행이 나빴을 것으로 판단하는 편향이 높은 것이 한 예이다.
따라서 태도 휴리스틱(attitude heuristic)은 논리와 추론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태도 휴리스틱의 다른 차원은 후광효과(halo effect)이다. 후광효과(halo effect)란 한 사람에 대한 호의적이거나 비호의적인 일반적 인상이 그 사람에 대한 추론과 미래의 기대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인 편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유명인을 좋아한다면, 그의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거나 변명거리를 찾고 긍정적인 행동은 과장하는 경향성을 나타낼 것이다. 즉 마음속에 그는 천사의 후광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태도 휴리스틱의 또 하나의 차원은 허위-합의 효과(false-consensus effect)이다. 이는 우리들 대부분이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의 비율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즉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내가 믿는 바와 같은 신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비약하는 경향을 말한다.
# 우리는 언제 휴리스틱을 사용하는가?
우리 인간의 가용한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며 인지 능력이나 정보에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효율적인 에너지의 분배를 위해 일상생활 대부분의 판단에는 정서에 바탕을 둔 직관이나 휴리스틱을 주로 사용하며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이성의 사용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 하에서 합리적 의사결정보다는 휴리스틱을 사용하게 되는가? 연구결과 최소한 다섯 가지 그런 조건들을 확인할 수 있다.
1. 우리가 이슈에 대해서 주의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는 경우
2.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서 모든 정보를 완전히 처리할 수 없는 경우
3. 문제의 이슈가 썩 중요한 것이 아니어서 그것에 관해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경우
4.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정보가 거의 없을 때
5. 습관적인 반복적 결정의 경우
6. 합리적 결정을 위한 이성의 사용에 대한 교육이나 훈련이 부족한 경우 등.
휴리스틱의 사용은 장단점이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성을 사용해야 할 경우까지 직관이나 휴리스틱에 의존할 경우 우리는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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