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정신 과정의 분열

팔락 2011. 3. 23. 12:28

초점 집단(시험할 상품에 관해 토의하는 소비자 집단)의 의견은 믿을 만하지 않다. 첫째, 사람들은 실제로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하는 사람이나 사회자가 듣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경향이 있다. 적절한 것을 말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은 종종 개인의 의견을 압도한다.

 

 둘째, 초점 집단의 동역학은 본래 잡음이 많다. 게다가 우리는 이제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모방이 지니는 힘에 관해 잘 알고 있다. 초점 집단 안에서 영향력이 높은 참가자 한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특히 고집스럽게 표현하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 역시 그 방향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며, 이 본성이 초점 집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심리학의 정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봉착한 문제는 그들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새로 밝혀지는 인간 행동의 일면들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의존해서 그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회의적으로 만들고 있다. 아주 많은 심리학 연구들이 경험과 의사결정 과정을 진술하는 우리의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조나선 슐러는 의식적으로 경험되는 정신 과정과 상위의식적 정신 과정, 예컨대 실험 대상자가 왜 어떤 광고가 다른 것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할 때 나타나는 정신 과정을 구별하며, 두 수준의 분열을 제안한다.

 

 첫째 유형을 일시적 분열(temporal dissociation)이라 부른다. 우리가 책을 읽는 동안 아무 의식이 없다가, 어느 순간 책장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서 방황하고 있는 마음을 포착할 때가 전형적인 예다. 우리의 마음이 방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갑작스럽게 깨닫는다는 것은 의식이 사라지고 있다는 명백한 자각이 없었음을 반증한다.

 

 두 번째 유형을 전달성 분열(translational dissociation)이라 부른다. 이 유형의 분열은 실험 대상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말로 설명할 때 정보가 사라지거나 왜곡된다는 점이다. 이 전달성 분열은 특히 얼굴, 색깔, 자동차, 목소리, 와인과 같이 본래 말로 옮기기가 어려운 경험을 보고할 때 두드러진다. 즉 다양한 경험을 말로 자세히 묘사하면 오히려 기억이 손상된다. 이 현상을 언어적 뒤엎기(verbal overshadowing)라고 한다.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먼저 어떤 얼굴의 사진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얼굴을 자세히 묘사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이후 같은 얼굴의 다른 사진을 알아보는 검사가 이루어진다. 실험 결과, 얼굴을 자세히 묘사했던 실험 대상자들은 다른 참가자들보다 성적이 나빴다.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생각을 말로 표현하면, 수행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또 갈증과 목마른이라는 단어로 잠재의식을 자극한 실험 대상자들은 음료를 더 많이 마셨다. 그러나 스스로 보고한 갈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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