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트롤리 문제

팔락 2011. 1. 27. 13:02

 마크 하우저 하버드대 진화심리학 교수는 ‘트롤리 문제’란 흥미로운 통계심리실험(사고思考 실험)을 실시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간단한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질문. 트롤리 전차(노면 전차)가 철길 위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5명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폭주하는 전차를 막지 못하면 그 다섯 명은 틀림없이 목숨을 잃는다. 다행히 당신은 이 트롤리의 방향을 오른쪽으로 바꿀 수 있는 스위치 옆에 서 있다. 당신이 트롤리의 방향을 오른쪽으로 바꾸면 오른쪽 철로에서 보수 공사를 하는 1명의 인부는 깔려죽게 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두 번째 질문. 트롤리가 철길 위에 일하고 있는 노동자 5명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당신이 이 트롤리를 세우기 위해서는 뭔가 큰 물건을 열차 앞에 던져야 한다. 선로 변경 스위치는 없고 마침 당신 옆에 몸집이 큰 인부 한 명이 있다. 당신이 트롤리를 세우려면 그 사람을 떠밀어버리는 거다. 그러면 그 사람 몸이 바퀴에 끼어 트롤리가 멈추고, 비록 인부는 죽지만 철길에서 일하던 노동자 5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당신이 몸을 던질 수도 있겠지만 당신은 전차를 정지시킬 만큼 몸집이 크지 않다. 어떻게 할 것인가?

 

 놀랍게도 대답은 대부분 같았다. 인종, 나이, 학력, 종교, 문화적 차이를 불문하고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스위치를 오른쪽으로 돌리겠다고 답변했다. 5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1명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결정이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다수가 몸집 큰 사람의 등을 떠밀지 않겠다고 했다.

 

 이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은, 도덕이란 결과만의 문제가 아니며 결과에 이르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에 제시된 두 가지 상황에서 인부 한 명만 죽으면 다른 다섯 명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최종결과는 같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위를 용납하지 못한다. 결과에 무관하게 존중해야 할 원칙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학습되지 않은 도덕가치가 존재하고 있음이 통계로 입증된 것이라고 하우저 교수는 해석한다. 수 만년의 진화를 통해 인류의 깊은 의식 속에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는 도덕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를 불합리하다고 여긴다. 스위치로 선로를 바꾸어 전차를 인부한테로 폭주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왜 인부를 전차 앞으로 못 미냐는 것이다. 두 행위의 결과가 같으므로 도덕적 관점에서 두 행위를 다르게 취급해야 될 이유가 없으며, 트롤리 문제가 정말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다면, 통상적인 도덕적(그리고 법적) 논리에 비합리적인 요소가 있다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행위가 엄격히 결과를 기준으로만 평가되어야 한다고 믿는 결과주의자라고 불리며 , 공리주의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 사람들이 트롤리 문제와 같은 딜레마에 대해 생각하는 동안 두뇌촬영기법으로 뇌를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사람이 개입되는 도덕적 딜레마에 대해서만 뇌의 감정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감정이 개입할 때에는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것은 부도덕하다.'는 거대 원칙에 입각한 판단이 나오고, 감정이 개입하지 않을 때에는 '한 명보다는 다섯 명'이라는 공리주의적 판단이 우세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는 같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개입되면 감정이 개입되고 감정은 도덕적 직관 moral intuition을 불러일으킨다. 도덕적 판단은 사고하는 것 이상이며, 또한 직감으로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감정을 변화시키면 판단도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판단 전에 유쾌한 영화를 보거나, 테스토스테론을 주입하면 공리적 판단이 우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