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자본은 커다란 그룹 내 구성원들끼리 서로에게 힘이 되도록 해 주는 축적된 행동과 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학자들은 사회적 자본을 `결속형 자본(bonding capital)`과 `교량형 자본(bridging capital)`으로 구분해 말할 때가 많다.
결속형 자본은 비교적 동질적인 그룹 내에서 관계의 깊이와 신뢰가 커지는 것을 말하고, 교량형 자본은 비교적 이질적인 그룹 안에서 관계의 수가 많아지는 걸 가리킨다. 결속형 자본은 폐쇄성이 강한 편이고, 교량형 자본은 포용성이 큰 편이다.
좋은 아이디어의 사회적 기원(The Social Origin of Good Ideas)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논문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저자인 로날드 버트(Ronald Burt) 시카고대학교 교수는 이 논문에서 사회적 자본, 사회 구조, 좋은 아이디어 사이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
버트가 쓴 논문의 핵심 내용은 서로 관련이 있는 두 가지 관찰결과로 요약된다. 첫째, 대부분의 좋은 아이디어는 `구조적 공백(structural holes)`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왔으며, 이때 이들과 곧바로 연결되어 있는 소셜 네트워크 안에는 이들이 소속된 부서 외부에 있는 직원이 포함되어 있었다. 둘째, 이 구조적 공백에서의 다리 역할은 직위나 연령 같은 기타 변수(둘 다 인맥과 상관관계가 있다)를 통제해도 여전히 유효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교량형 자본에 대한 시험이었다는 사실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자기 부서 밖에 지인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왔다. 반면 인맥은 넓지만, 그 인맥이 모두 같은 부서 안에 있는 괸리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다리가 연결되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다리가 없으면 시원찮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결과였다.
버트의 분석에서, 같은 부서 사람들(서로 1대1로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로 이뤄진 조밀한 소셜 네트워크는 `반향실 효과(ech-chamber effect, 반향실 내 음향처럼 폐쇄 공간 안에서 같은 정보와 아이디어가 돌고 돌며 강화되는 형상)를 일으켰다. 회사 차원의 전략적 이점은 제시하지 않은 채, 특정 부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거나 균형감각이 결여된 아이디어가 유난히 많았다. 버트는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구조적 공백 위를 넘나드는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들은 다양하면서도 서로 상충될 때가 많은 정보와 그 해석에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접근할 수 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데 있어서 비교 우위를 갖게된다. 자신이 소속된 그룹 너머 다른 그룹과도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은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게 되며, 외견상 창의력을 타고 난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이는 뛰어난 지적 능력에서 나오는 창의력이 아니라, 인풋과 아웃풋과 같은 원리의 창의력이다. 한 그룹 내에서는 시시한 아이디어지만, 다른 그룹에서는 날카로운 통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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