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실패하는 소집단의 의사 결정

팔락 2011. 1. 10. 18:14

실패하는 소집단의 의사 결정

 

 현실에서 소집단을 지속적으로 잘 운영하는 비결을 찾아낸 조직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팀워크의 중요성과 회의 생산성 향상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각 개인의 능력을 산술적으로 더한 것 이상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오히려 개인의 능력을 끌어주기는커녕 깎아먹기 일쑤인 듯하다.

 

  전 GE 이사장이었던 랠프 커디너는 이렇게 말하였다.

"무슨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엄청난 발견을 하거나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면, 그 위원회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한 이는 분명 한 사람에 불과할 것이다. 그나마 회의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아니라 면도하다가 혹은 출근길에, 아니면 다른 동료들이 잡담이나 하고 있을 때 떠오른 아이디어일 것이다."

 

 소집단에서는 의견 차이를 무시한 채 의견 일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실제로 상당히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구성원이 집단과 동일시되면서 개인의 의견 차이는 인정하지 않는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이 등장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그보다는 덜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정당한 의심보다 잘못된 확신을 선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자주 있다. 소집단이 확정오류(Confirmation Bias, 고정관념에 따라 자기가 믿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이려는 경향)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소집단 연구 결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듯 의제가 분명하고 리더가 모든 구성원들에게 발언권을 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집단 토론에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다. 특별한 형식이 없이 진행되는 자유토론인 경우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정보만 논의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정보가 제공되어도 내용을 잘못 이해하기 때문에 별로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도 문제다. 확정편향의 오류로 인해 새로운 정보를 기존 정보에 맞춰 바꾸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이는 접하기 어려운 정보가 제일 가치 있는 정보일 때가 많다는 점에서 극히 위험한 현상이다.

 

 소집단 토론에서 유익한 결과가 나오려면 의견의 다양성이 보장되는 것이 최우선이다. 소수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집단의 의사결정이 더 정밀해지고 다채로운 의견이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심지어 소수 의견이 잘못된 것일 때도 마찬가지다. 반대 의견이 있으면 다수 진영도 자기 논리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