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애쉬(Solomon Asch)의 실험
그는 여러 집단에게 세 가지 선 중 어느 것이 흰색 카드에 있는 선과 길이가 같은지 물었다.
애쉬는 7명에서 9명 단위로 한 집단을 구성했다. 구성원 가운데 한 사람은 피실험자로, 나머지는(피실험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실험자가 되었다. 그는 피실험자를 끝에 앉게 하고, 선택한 카드가 무엇인지 크게 소리치게 했다.
실험에 사용된 카드는 12장이었다. 처음 두 개 카드의 경우 모든 조원들이 같은 길이의 선을 지목했다. 그러나 세 번째 카드를 시작할 때 애쉬는 조원들에게 흰색 카드에 있는 선과 길이가 확실히 다른 선을 고르도록 했다. 피실험자는, 거짓임이 분명한 것을 방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진실이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상황을 알지 못하는 피실험자는 선을 다른 각도에서 보려고 고개를 돌렀다. 그는 선을 더 가까이 살펴보려고 일어섰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눈이 정상인지 모르겠다며 짜증 섞인 농담을 던졌다.
상당수 피실험자들이 카드에 있는 선보다 분명히 짧거나 긴 선인데도 카드에 있는 선과 길이가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피실험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하지만 피실험자 중 70%가 최소한 한 번은 자신의 의견을 바꿨으며, 3분의 1이 최소한 두 번에 한 번 꼴로 집단과 의견을 같이했다.
나중에 애쉬가 피실험자들에게 사실을 이야기하자 대부분이 집단과 동일하고 싶은 욕구를 강조했다. 그들은 정말로 선의 길이가 같다고 믿지는 않았다. 단지 튀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즉 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피하려고 한 것이다.
애쉬는 실험에서 한 가지 아주 중요한 사실을 보여 주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나은 판단을 포기하면서 그룹에 동조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간단하게 동조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애쉬는 앞에 나온 실험을 변형해서 다시 실험을 했다.
이번에는 조원 가운데 한 사람을 정해 집단과 달리 카드의 선과 정확히 일치하는 선을 고르도록 했다. 이로써 상황을 모르는 피실험자에게 효과적으로 우군을 만들어 주었다. 결과는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집단 내에서 피실험자와 동일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 때 피실험자들은 자기 생각을 그대로 드러냈으며, 동조화에 굴복하는 경우가 크게 줄었다.
심지어 조원 가운데 한 사람이 틀린 답이라도 집단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 동조화의 압력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의 결과 집단의견이 만장일치를 이룬다면 그 집단규모의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고 최대한의 동조를 일으킬 수 있다.
# 이상의 결과를 보면 어떤 집단의 토론이 생산적이 되려면 일부러라도 일부 구성원이 그 집단의 전체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는 것이 좋다.
*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속담이 의미가 있는 이유이며, 탈무드에서 만장일치의 결론이 나오면 결론을 무효로 처리하는 것도 심리학적으로 의미심장한 내용이다. 또한 인간은 태생적으로 개인주의적인 경향과 공동체주의적인 경향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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