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은 추천할 만한 일이 아닌 것 같다. 과연 우리가 고집을 부려서 얻을 이득은 무엇인가?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자신의 믿음을 버리기 전에 부리는 약간의 고집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우리는 자신의 믿음이 모든 신문 기사나 배우자의 주장에 반응해 끊임없이 흔들린다면 심한 혼란에 빠지고 말 것이다. 또한 우리의 주요 믿음은 자아 정체성의 절대적 요소이기도 하다. 믿음과의 작별을 고하는 것은 곧 자아 정체성의 소중한 부분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최근에 자신의 특장점을 폭넓게 생각해 본(자아 확인을 해 본) 사람일수록 사형이나 낙태 같은 문제와 관련된 자신의 확고한 믿음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장을 더 잘 받아들인다. 즉 자존심의 주요 부분을 과장하면 자신의 확고한 가치 믿음 가운데 일부에 대한 집착을 느슨하게 하기가 더 용이해지는 것이다.(그저 집착을 느슨하게 하는 것일 뿐, 실제로 버리는 것은 아니다.) 지적인 상대의 칼날을 무디게 하는 데는 단순한 논리적 논쟁보다 자화자찬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신기하면서도 약간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렇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우리를 어딘가로 이끄는 것은 자화자찬이다.
우리는 고집불통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요기까지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그러나 실험에 따르면, 우리의 고집은 너무나 지독해서 그로 인해 사실무근의 햇병아리 믿음마저도 우리의 뇌 안에 버젓이 들어앉을 수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첫 인상과 첫 생각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우리 어설픈 심리학자는 우리를 첫 믿음에 너무 쉽게 빠져들게 만든다. 물론 그 믿음이 근거를 둔 사실이 얼마나 믿을만한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삶이 덜 변화무쌍해 보이는 방식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가 마음의 고집불통 성향에 맞서 어떻게 싸울 수 있을지에 대해 심리학 교과서에는 대체로 약간 냉담한 충고가 실려 있다.
"대립 가설을 받아들여라."
"반대 증거를 참작하라."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딴 놈의 의견은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고, 그 놈의 주장은 웃기는 짬뽕이다. 이런 사실은 신문 칼럼니스트 리처드 코언의 발언을 입증하는 듯해 서글프다.
"사람을 죽이거나 생포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능력에 비하면 하찮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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