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다중 지능

팔락 2010. 10. 14. 11:48

 프랑스인들이 `아름다운 시대`(La BelleEpoque)라 부르는 1900년대, 파리의 시장과 시의회의원들이 뛰어난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비네(Alfred Binet)에게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학업을 수행할 수 있을지 예측해주는 도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고,이에 비네는 그 요청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가 고안한 측정장치는 `지능검사`라 불리게 되었고, 여기서 지능지수(intelligence quotient) 즉 IQ가 산출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평가하는 이러한 한 가지 차원의 관점은 많은 불합리가 있다. 인간 능력의 다양한 측면을 측정하지 못하고 언어나 논리수학지능에 치우친 편향성이 강조되어 측정된다는 점이다. 그 대안으로 인지와 관련하여 분리된 측면을 인식하고,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인지적 강점과 상반되는 인지 유형을 지닌다는 것을 인정하는 마음에 대한 다원론적인 견해를 나는 다중지능이라 부른다. 이는 비네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나는 인간의 인지능력, 내가 지능이라 부르는 능력과 재능 또는 정신적인 기술의 조합을 통해 더 잘 기술된다고 믿는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이런 기술들을 가지고 있고, 개인마다 기술 수준과 그에 따른 특성도 다르다. 나는 이 지능이론이 지능에 대한 다른 대안적인 견해보다 더 인간적이고 더 현실적이며, 인간의 `지적`행동을 보다 적절하게 반영한다고 믿는다.

 

1.음악지능 ; 뇌의 특정 부분은 음악의 지각과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자연적인 언어만큼 뇌 속에 분명하게 위치하고 있지 않지만 뇌의 우반구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2. 신체운동지능 ; 신체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일은 대측(contralateral side)이나 각각의 반구에 자리 잡은 운동 피질이 담당한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신체의 움직임을 지배하는 것은 보통 뇌의 좌반구다.

 

3. 논리수학지능 ; 논리수학적인 추론은 언어 능력과 함께 IQ 테스트의 주요한 기반이다. 개인을 논리수학적인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이끄는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하게 해명되지 않은 상태로 경험적 증거에 의해 입증된다. 최근 찾아낸 증거에 따르면 전두측두엽의 언어 영역은 논리적 연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두정엽의 시공간 영역은 수의 계산에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4. 언어지능 ; 브로카 영역은 문법적인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아동에게 언어지능은 보편적인 것으로 문화권과는 상관없이 일정한 발달과정을 거쳐 발현된다. 심지어 청각장애가 있지만 수화를 배우지 않은 아동은 자신만의 언어를 발명하여 사용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지능이 어떻게 특정한 입력 방식이나 출력 경로를 독립적으로 작동시키는지를 볼 수 있다.

 

5. 공간지능 ; 우측 대뇌피질의 뒤쪽 영역이 공간 문제해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이 부위가 손상되면 위치를 찾거나, 얼굴 또는 장면을 인지하거나, 세부를 식별하는 능력이 손상된다.

 

6. 인간친화지능 ; 전두엽이 대인관계와 관련되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 영역이 손상되면 다른 문제해결능력은 손상되지 않는 반면, 심각한 인성 변화가 초래된다.

 

7. 자기성찰지능 ; 자기성찰지능과 관련하여 전두엽은 인성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전두엽의 아랫부분이 손상되면 짜증을 잘 내거나 다행증(euphoria)을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윗부분이 손상되면 무관심, 무기력, 둔함, 그리고 무감정증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자폐아는 자기성찰지능이 손상된 전형적인 예다.

 

8. 자연친화지능 ; 자연에서 하나의 종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같은 종을 인식하고 약탈자를 피하는 것은 생존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능력으로 진화과정에서 획득된 것이다. 

 

9. 실존지능 ; 아직은 반의 가능성으로 남아있는 지능.

 

나는 여러개의 인간 능력 즉, 지능은 어느 정도 독립적이라고 믿는다. 뇌가 손상된 사람들에 관한 연구를 통해 다른 능력들은 온전하게 남고 오직 하나의 능력만이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지능의 독립성은 한 가지 지능(수학)이 특별히 높다고 해서 언어나 음악 같은 다른 영역의 지능도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러한 지능의 독립성은 개별 영역의 점수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전통적인 IQ검사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각각의 역할은 단 하나의, 발달한 지능에 크게 의존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정교화된 거의 모든 문화적 역할은 복합적인 지능으로만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즉 바이얼린 연주에도 음악지능을 초월한 복합적인 지능이 요구되는 것이다. 성공적인 바이얼리니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신체운동적 민첩성과 청중을 다루는 대인관계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자기성찰지능이 요구될 수도 있다. 무용은 신체운동,음악,인간친화,공간지능을 요구한다.

 

 따라서 개인의 지능은 필기시험으로 직접 측정할  수 있는 단일한 문제해결능력으로 보기보다는 오히려 여러 지능의 집합으로 보아야 한다. 인간 능력의 다양성은 여러 지능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프로파일에 기인한 것이다. 한 개인의 특정지능은 뛰어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여러 지능이 합쳐져 특정한 조합을 이루면 특정한 분야에서 제 역할을 잘해낼 수 있다. 

 정리하면 다중지능 이론은 세 가지 결론을 도츨해낸다.

1. 우리 모두는 모든 범위의 지능들을 지닌다. 인지적으로 말해 우리가 인간일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지능 때문이다.

2. 사람들은 똑같은 지능 프로파일을 지니지 않으며 이것은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유전적인 요소가 동일해도, 경험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3. 지능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지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논리수학지능이 높은 사람은 중요한 물리학 실험을 하거나 새로운 기하학적 증명을 풀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하루 종일 복권을 긁으며 이러한 능력을 낭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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