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자기 정당화

팔락 2010. 10. 14. 11:46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인간이기에, 우리는 모두 자신을 정당화하고 해롭거나 부도덕하거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충동을 가지고 있다. 우리들 대다수는 수백만명의 생사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지만, 우리가 저지른 과오의 결과가 사소하든 중대하든 "내가 틀렸다. 내가 끔직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과오의 결과가 중요할수록 어려움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는 증거를 직면하면 자신의 견해나 행동 방침을 바꾸기보다는 훨씬 더 완강하게 정당화한다. 논박의 여지가 없는 증거조차 자기정당화(self-justification)라는 심리적 갑옷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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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정당화는 거짓말이나 변명과는 다르다. 사람들은 연인, 부모, 고용주의 분노을 피하거나 고발당하거나 감옥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또는 일자리나 권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거나 가공의 이야기를 지어낸다. 하지만 죄를 지은 사람이 잘못이라고 알고 있는 것을 대중이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것과 자신이 옳은 일을 했다고 자신을 설득하는 것은 대단히 다르다. 대중을 설득할 때는 자신이 위험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자신을 설득할 때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자기정당화가 공공연한 거짓말보다 강력하고 위험하다.

 

 자기정당화가 있음으로 해서 사람들은 자신이 한 일이 최선이었다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구나 한 번쯤 "그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 "사실 그것은 탁월한 해결책이었어." "난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했어." "난 그럴 자격이 있어." 라는 자기정당화 문구를 사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  거짓말의 진화/ 자기정당화의 심리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