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빈 둥지 증후군

팔락 2010. 8. 3. 16:21

 

 아들이 대학에 입학해 처음으로 집을 떠나고, 엄마가 아들 방에 들어가 아들의 티셔츠를 들고 훌쩍인다. 이 엄마의 특이한 행동은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정상적인 빈 둥지 증후군`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다.

 빈 둥지 증후군이란 자식이 집을 떠나거나 출가할 무렵, 대다수 부모들(특히 어머니)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일반적인 견해를 가리키는 말이다. 유명한 자기계발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는 `빈 둥지를 지키는 여자`들이 변화의 스트레스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주제가 따로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 빈 둥지 증후군을 증명해주는 과학적 증거는 거의 없다. 크리스틴 프룰스와 헤더 헬름스는 장남이나 장녀가 집을 떠난 가정의 부모 142쌍을 인터뷰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대다수 부모들은 잘 적응하면서 자식이 떠난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독립한 자식을 친구처럼 생각했다. 게다가 자식이 부모를 떠나면 부모들은 새로운 여유와 자유를 찾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결혼한 부부를 18년 이상 추적 조사한 최근의 연구에서는 결혼 만족도가 오히려 높아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자녀가 집을 떠나면 가족 구성원의 역할이 달라지고 여가시간이 갑자기 늘어나기 때문에 모두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자신을 주로 `부모` 역할로 규정하고 사회와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 전통적인 태도를 고수하며 가정 밖에서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 특히 빈 둥지 증후군에 취약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의 `독립`은 대중매체에서 자주 보여주는 것처럼 부모에게 고통스러운 경험이 아니다. 사실 자식이 잘 커서 청년이 되고 오랜 세월 자녀양육에 헌신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오히려 기뻐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