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심리학 신화의 10가지 원천(3)

팔락 2010. 8. 2. 12:52

 

8. 영화와 대중매체의 왜곡

 

 다양한 심리현상 중에서도 특히 정신장애와 치료법은 대중매체나 뉴스에서 잘못 다뤄지는 예가 많다. 대중매체에서는 대체로 심리현상을 실제보다 더 선정적으로 그린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는 `쇼크요법`이라고 하는 전기충격요법(ECT)을 잔인하고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한 치료법으로 묘사한다. 공포영화 <헌티드 힐>에는 ECT 장치에 묶인 등장인물들이 격렬한 발작을 일으키는 장면이 나온다. ECT가 한때 위험한 치료법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몇 십 년 동안 근육이완제 관리 기법을 비롯한 기술의 발전 덕분에 마취시술 정도로 위험성이 떨어졌다. 현대적인 ECT 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특기할 만한 운동 발작을 일으키지 않는다.

 

 예를 하나 더 들자면, 할리우드 영화에는 특별한 지적 능력을 지닌 자폐증 성인이 자주 등장한다. <레인맨>에서 더스틴 호프만은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을 지닌 자폐증 환자로 나온다. 서번트 증후군인 사람은 주어진 연도와 날짜의 요일을 맞추는 `달력계산` 능력이 있고, 큰 숫자를 나누고 곱할 수 있으며,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타율과 같은 자잘한 사실을 기억할 수 있다. 하지만 서번트 증후군의 비율은 자폐증 성인의 10%를 넘지 않는다.

 

9. 약간의 진실을 과도하게 과장하는 경향

 

 심리학 신화 중 몇 가지는 완전히 거짓인 것은 아니다. 일부 진실을 과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지적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진실에 가깝다. 하지만 이 말이 진실이라고 해서 흔히 오해하는 것처럼 우리가 `지능의 10%`밖에 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한편 연인 사이에 관심사와 성격이 조금 다르면, 관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것도 사실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반대의 성격의 이성에게 끌린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 밖에 약간의 차이를 확대해석하는 신화도 있다. 예를 들어 남자와 여자가 대화하는 방식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존 그레이를 비롯한 일부 대중심리학자는 남녀의 차이를 극대화해서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주장한다.

 

10. 용어와 개념의 혼동

 

 심리학 용어 때문에 잘못 추론하는 경우도 있다.  `정신분열증`은 스위스 정신과 의사 유진 블로일러가 20세기 초에 만든 용어로, 그 말 자체는 `분열된 정신`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정신분열증 환자에게는 둘 이상의 인격이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정신분열증을 전혀 다른 심리장애인 `다중인격장애`(현재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고 한다)와 혼동하기도 한다. 다중인격장애는 한 사람 안에 여러개의 인격이 존재하는 심리장애다. 반면에 정신분열증은 하나의 인격이 분열되는 장애로 생각이 감정과 일치하지 않는(분열된) 심리장애를 표현한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 `최면(hypnosis)`이라는 용어는 그리스어로 `잠`을 뜻하는 접두사 `hypno`에서 나온 말이다. 최면이라는 용어 때문에 일부 심리학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최면을 수면과 유사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도 최면술사가 ``자 이제 잠이 옵니다``등의 말로 최면을 유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생리적으로 볼 때 최면은 수면과 전혀 다른 상태다. 최면에 걸린 사람은 완전한 각성상태이고 주변상황을 모두 지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