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는 케인즈와 슘페터의 차이점을 방법론에서 찾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 차이점은 케인즈의 방법론은 거시적 단기정태분석이라고 하고 슘페터의 방법론은 미시적 장기동태분석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점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케인즈는 단기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불황이라는 불균형상태에서 다시 균형을 찾도록 하는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시각에서 생산함수의 불변을 가정하고 경기변동을 분석했다.
반면에 슘페터는 혁신을 강조했기 때문에 혁신은 주어진 생산함수 내에서의 활동이 아니라 생산함수의 형태변화이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생산함수 자체의 이동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슘페터의 미시적 장기동태분석이란 기업가가 선택하는 미시적 선택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하여 혁신이 일어날 때 까지라는 장기적인 기간을 두고 경기가 어떻게 변동하는가에 대한 동태적 분석을 의미한다. 따라서 케인즈의 정태적 분석에 대한 비판은 생산함수 자체의 이동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했다는 측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추측된다.
논평자가 생각하기에 케인즈와 슘페터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을 찾는다면, 불황과 같은 사회문제의 해결방법을 자본주의체제 내에서 찾느냐 아니면 자본주의체제 자체의 변혁을 통한 다른 체제로의 변화에서 찾느냐에 있다고 생각된다.
보다 상술하면, 케인즈는 불황을 시장메커니즘으로 해결될 수 없는 시장의 실패라고 보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자본주의체제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그 방법이 정부개입을 통한 유효수요창출이었다.
반면, 슘페터는 호황과 불황은 혁신에 의해 발생한 잉여가치나 이윤을 소멸시키고 새로운 균형으로 움직이는 과정이면서, 혁신을 흡수하거나 소화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슘페터는 오히려 불황과 호황을 시장실패의 결과로 보지 않고 경제가 겪어야 할 여과과정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그 과정이 끝나지 않고 자본주의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들은 자본주의를 스스로 붕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았다. 또한 이러한 과정은 폭력혁명을 통한 자본주의의 타도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이행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았다.
슘페터는 혁신을 강조했으며, 혁신은 잔잔하게 진행되는 미세한 조정이 아니라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정도의 변동을 수반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변동은 결국 자본주의체제 자체를 붕괴시키고 나아가 사회주의로 이행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슘페터에게 있어서 케인즈의 보수적이고 단기적 시각에서의 정태적 분석은 비판의 대상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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