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편견과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

팔락 2013. 1. 31. 17:02

프린스턴 대학의 에밀리 프로닌(Emily Pronin)과 리 로스(Lee Rose)는 사람들에게 편견에 대해 가르친 후 "좋아요, 이제 편견을 알게 됐으니 여러분은 방금 자신에 대해 말한 내용을 바꿀 생각이 있나요?"라는 물음을 던짐으로써 그들의 이기적인 편견을 극복하게 하려고 했다.

 

많은 연구에서 결과는 같았다. 즉,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이기적인 편견에 대해 배우고 그 지식을 다른 사람의 반응을 예측하는 데 적용하는 일은 매우 즐겼다. 하지만 그것도 그들 자신을 평가할 때는 별 효과가 없었다. 아무리 우리가 그들의 옷깃을 잡고 흔들어대며 "내말 들어봐요. 대다수 사람들은 스스로를 과대포장해요. 현실을 직시하세요"라고 해도, 그들은 수용을 거부하며 "맞아요, 남들은 편견에 물들어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보통 이상의 리더십을 갖고 있단 말입니다"라며 씩씩댄다.

 

프로닌과 로스는 이렇게 거부적인 태도의 원인을, 그들이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이라 칭한 현상에서 찾는다. 즉, 우리 각자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직접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우리가 보는 사실은 모두가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우리 의견에 동의해야 한다고 믿는다. 만약 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그것은 그들이 아직 관련 사실을 접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사적인 이익이나 이데올로기에 눈이 멀어 있기 때문이라고 단정해버린다.

 

소박한 실재론자에게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데올로기와 사리사욕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지극히 명백해 보인다. 나만 빼고는 전부 그렇다는 뜻이다. 남들은 몰라도 나만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세계 평화와 사회적 화합에서 가장 큰 장애물' 후보를 하나 골라야 한다면, 그것은 소박한 실재론이다. 이는 아주 쉽게 개인에서 집단 차원으로 서서히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 차원에서 이런 생각은 '내가 속한 집단은 옳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 때문이다'하는 식으로 나타난다.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는 자들은 확실히 그들의 종교, 이데올로기, 또는 사리사욕에 의해 편견에 물들어 있다는 것이다.

 

소박한 실재론은 우리에게 선과 악으로 가득한 세계를 제시해준다. 그리고 이것은 위선에 대한 현자들의 충고가 함축하는 가장 불편한 의미(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그것들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있을 뿐이다.)에 눈뜨게 한다.

 

- 명품을 코에 감은 코끼리, 행복을 찾아 나서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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