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맥거크 효과 McGurk effect, 공감각

팔락 2012. 3. 13. 17:50

과학자들은 감각통합을 설명하기 위해 흔히 '맥거크 효과 McGurk effect'를 예로 든다.

 

어떤 사람이 크게 '가' 소리를 내는 비디오를 보았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나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과학자들이 원래 비디오의 음을 지우고 '바'라는 소리를 더빙해 놓았다. 눈을 감고 들으면 '바'라고 들린다. 그러나 눈을 뜨고 보면, 귀는 '바'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도 눈은 사람의 입이 '가'라고 말하는 것이 보인다.

 

두뇌는 이런 모순되는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사실이 아닌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당신이 대부분의 사람들과 같다면, 눈을 뜨고 있을 때 당신이 듣는 소리는 '다'이다. 두뇌는 우리가 듣는 것과 보는 것 사이에서 타협, 즉 통합을 시도한다.

 

이런 사실을 입증하자고 실험실까지 갈 필요는 없다. 영화를 한 번 보기만 하면 된다. 스크린에서 이야기하는 배우들은 실제로는 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들의 목소리는 극장 안 사방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것이지, 배우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눈은 우리의 귀가 듣고 있는 낱말과 나란히 움직이는 배우의 입술을 관찰하고, 뇌는 그 경험을 결합하여 대화가 스크린에서 나온다고 믿게 만든다.

감각들이 결합하여 누군가가 우리 앞에서 말하고 있다고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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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라는 사람은 E라는 글자를 볼 때마다 붉은색이 함께 보인다고 한다. 갑자기 붉은색 유리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E라는 글자에서 눈을 돌리면 세상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O라는 글자를 보기 전까지는. O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세상은 푸른 빛으로 변한다. 책을 읽는 것이 팀에게는 디스코장에서 사는 것과도 같다. 이런 현상을 '공감각' 증세라고 한다.

 

시각과 미각 사이의 공감각 현상도 있다. 소설을 읽다가 '하늘'이라는 단어를 보면 갑자기 입 안에서 신 레몬맛이 나는 식이다. 한 독창적인 실험에서는 공감각 증세가 있는 사람이 문제의 단어를 정확히 떠올리지 못하더라도 그 단어를 개괄적으로 묘사해 주기만 하면 그 맛을 느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데이터를 볼 때, 감각 처리 과정들은 서로 얽혀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기억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많은 감각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공감각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50가지가 넘는다는 보고서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