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 저 | 산해 | 2006년 12월
책소개
자신 속의 문제점과 폐해를 감추고 동의보감과 사상의학이 동양의학 최고의 경지라고만 우기고 있는 한국의 한의학을 비판하는 것으로부터 진정한 한의학이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책. 저자는 한국의 한의학에 대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품고 있는 몇 가지 심각한 오해를 풀어주고, 지금부터 이 땅에 진정한 한의학을 세워보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 김동영
1955년 인천에서 출생, 연세대 경영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1993년에 중국으로 늦깎이 유학을 떠나 북경중의약대학 중의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에서 한방 암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캐나다 밴쿠버 PCU 한의과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밴쿠버 달빛한의원(www.darvit.com) 원장. 지은 책으로 『황제내경소문대해 1』(2002)이 있다.
목차/책속으로
• 목차보기
I. 동의보감의 실상-허준은 동의보감이란 책 제목과 서문 집례,
그리고 중간 중간 한글 외에는 모두 배꼈다.
1613년에 『동의보감』이 처음 출간된 이후 한국 한의학계는 이 책을 신주단지 모시듯 떠받들고 미화하기에만 급급했지 진정한 면모를 밝히고자 객관적으로 고찰하고 평가하지 않았다. 감히 밝히거니와 나는 지금부터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허준의 『동의보감』에 대해 객관적 사실과 이론에 입각한 비판을 시도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대한 착각 / 『동의보감』 속의 『황제내경』
『동의보감』 속의 『상한론』/ 질병에 대한 이해 / 이젠 『동의보감』에서 벗어나자
II. 사상의학은 위험하다
사상의학에 따르기는 쉽다. 동양의학의 이론도 필요없다. 그저 맹신, 맹종하는 태도만 견지하면 된다. 얼마나 편한가. 환자에 대해 몇 마디 물어봐서 체질 판정하고, 이제마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되니! 평생 공부할 필요도 없다. 세상에 이런 무책임한 의술이 또 있겠는가? 사상의학에 근거한 의료행위는 금지되어야 마땅하다.
사상의학, 의학이라 할 수 있는가 / 이제마의 『상한론』 착각
이제마의 위험한 처방 / 한의학의 병폐가 된 이제마의 열정
III. 김용옥 유감
도올이 한의대를 다닐 때 어떤 강의도, 어떤 교수도 이 천재를 동양의학의 올바른 문으로 인도하지 못했다. 그는 너무나 답답하였을 것이다. 갈 길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찾아든 길이 유감스럽게도 사상의학이다. 이 천재가 하는 얘기는 겨우 판본에 관한 것 아니면 이제마의 도인 같은 소리에 대한 철학적 해석들뿐이다.
한의학에 대한 시각 / 한의학을 구성하는 건 문헌학과 임상학? / 판본에 집착하는 김용옥 체질의학을 신봉하는 김용옥 / 김용옥이 받은 한의학 교육 - 김용옥이 안타깝다
IV. 한국에 한의학은 없다
한의사란 어떤 존재인가? 증세에 따라 잘 정리된 처방책에서 가장 유사한 처방을 뽑아내는 게 한의사의 역할인가? 아니면 병의 근원을 찾아 치료하는 게 한의사인가? 허준 이래 우리 한의학계는 처방책만 뒤지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한의학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내일의 진정한 한의학을 위하여!
처음 만난 한의학 / 한국의 침술에 대하여 / 한국 한의학계의 천태만상
한국의 한의대, 무엇이 문제인가 / 한국 한의학의 미래를 위하여
• 책속으로
필자는 역설적으로 이러한 한국 한의학계의 『동의보감』 평가에 동의한다. 실제로 한국 한의학은 『동의보감』의 수준을 넘어서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한의학은 지금도 이 『동의보감』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으며, 그에 따라 16세기 중국 의학 수준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동의보감』을 동의학의 완성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재 이 땅에 진정한 의미의 한의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참으로 당돌하게 이 땅에 한의학은 없다고 하는 것은 독단적 판단이 아니요 결국은 한국 한의학계의 집단적 무의식에 잠재하고 있는 내면의 외침이다.--- p.5
『동의보감』이 인용한 『상한론』 구절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주석서들을 보면서 공부해야 한다. 『동의보감』만으로는 의학을 공부할 수 없다. 위의 『상한론』 세 구절을 척 보고 이해하는 수준이라면 『동의보감』 정도의 책은 아예 필요없다. 반대로 위의 세 구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아무 설명도 없이, 단지 『상한론』에서 각 구절만 인용해놓은 『동의보감』만으로는 그 참뜻의 그림자도 만질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만다. 결국 『동의보감』이란 의학을 제대로 공부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의미가 없는 책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최고의 한의과대학에서는 이 『동의보감』의 원 취지에 맞게 이 『동의보감』으로 동일하게 증세에 따라 처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p.66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종종 인터넷으로 한국의 한의학 강의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어느 날 한의대생을 상대로 이제마의 사상의학을 강의한 자료를 발견했다. 그런데 그 강사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이 사상의학은 아무렇게나 찍어도 4분의 1은 맞는 것입니다.”
그럼 나머지 4분의 3은 어떻게 하고? 허준의 『동의보감』이야 그래도 정통 동양의학의 체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물론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대개 허준이 잘못 고친 부분이고, 그 부분들은 의학의 이치에 따라 바로잡으면 해결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마는 참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동양의학의 이치로 그가 주장한 의학이론을 고찰하면 한마디로 전부 엉터리다. 동양의학의 입장에서 보든, 서양의학의 입장에서 보든, 보편적 우주의 논리로 보든, 어떻게 보아도 완전히 엉터리다. --- p.120
따라서 김용옥이 생각하는 동양의학은 이론이 없이 임상만으로 이루어진 의학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 한의학계가 지닌 문제의 본질이다. 지금도 언론매체에 등장하는 한의사들은 “증세에 따라 처방하는 것이 한의학”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심장이 두근두근하면 계지감초탕을 쓰라고 하는 『동의보감』처럼, 그저 증세만 보고 그에 맞는 처방을 골라 쓰는 게 한의사의 역할이라고 이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각종 증세를 비교적 자세히 분류, 나열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모아놓은 『동의보감』이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의서로 추앙받는다. 한의학 강의 또한 그에 준하여 실시되고 실제 임상에서의 처방도 『동의보감』 그대로 전혀 가감 없이 기계적으로 이루어진다. --- p.200
여기서 확실하게 말하겠다. 한의원을 찾아갔더니 기계가 많으면 무조건 어딘가 잘못된 한의사라고 생각하라. 맥진기도 그렇지만, 진정한 한의사에게 필요한 기계는 없다. 그저 장삿속으로 들여놓은 것뿐이다. 기계를 많이 들여놓는다고 동양의학이 과학화되고 발전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기계를 많이 갖춘 한의사는 스스로 ‘수준이 안 되어 이런 기계에 의지합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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