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사가 약의 전문가인 이유
약의 전문가라는 뜻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약 자체의 화학적 구조라든지 제조 방법 그리고 일반적인 부작용에 관한 지식입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는 그 약을 개발한 회사가 될 것입니다. 어느 의사나 약사도 약의 설명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다 알지 못합니다.
두 번째는, 약을 각 개별 환자에게 투여했을 일어나는 반응에 관한 지식입니다. 이는 의사만이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각 환자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생성된 고유의 체질에 따라 똑같은 약에도 그 부작용이나 효과 면에서 다양한 편차를 보입니다. 이는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한 후 진찰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찰을 할 때만 알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이는 의료법에 의해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일반적으로 약의 전문가라고 말할 때는 후자의 의미로 사용되며, 따라서 의사가 약의 전문가라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2.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약사회 주장의 허구
환자가 약을 처방받아 약국에 가면 비타민을 비롯한 효과가 의심스러운 건강보조 식품을 함께 구매하도록 유도하며, 드링크 종류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다반사라는 것은 약을 조제해본 대다수의 환자들이나 의사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보건복지부 공무원만 모르고 있는 기적이 있거나,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체 하고 있거나)
이는 국민의 건강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행위가 성행하는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당연히 국민의 건강보다는 이익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파는 약이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부작용이 적거나 나타나더라고 당장은 아니기 때문에 책임을 질 일이 없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확신이 없이, 약사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약을 팔정도로 머리가 나쁘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이유로 슈퍼 판매를 반대한다고요!
똑 같은 약을 팔아도 약국에서 팔면 슈퍼에서 팔 때 보다 그 약의 효과가 높아지거나 부작용이 떨어지는 비법을 약사들이 갖고 있다는 뜻인가요?
의사들은 양심에 따라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들로부터 치료의 대가로 받는 진찰료가 주 수입원인 병원에서 치료한 환자가 잘 낫지 않거나 경과가 호전되지 않으면 환자가 줄어들고 수입이 줄어 병원 문을 닫아야 하니까요. 또한 부작용이 생기거나 의료 사고가 나면 진료한 의사가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의사가 환자를 책임지지 약사가 책임을 집니까? 책임을 진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직업을 떠나 인간의 보편적인 현상 아닙니까?
3. 약국의 조제 약사는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전문가가 되려면 전문 지식, 숙련, 재량권, 자체적인 윤리 제도,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지식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그기에 더해 가장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어떤 작업에서 한 사람이 빠진다면 그 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 작업 현장에서 필수적인 사람일 때 전문가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의사가 없다면 병원 기능이 마비됩니다. 약국에서 약사가 없어도 잘 굴러 갑니다. 카운터가 조제를 하거나 약사가 조제를 하거나 약의 효과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걸 아는 약사들은 약국을 카운터에 맡긴 후 시간이 많으니 동네 유지들이나 정치권에 로비를 할 시간도 충분하겠지요.
약사들이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제가 아닌 임의의 약을 팔 때입니다. 환자들 중에서 약사에게서 필요 없는 약을 산 대부분이 남을 잘 믿고 비판력이 부족한 순박한 사람들입니다. 어찌 그리 사람을 잘 골라서 약을 파는 지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것도 전문가의 역량일까요, 아니면 오랜 매약 경험에서 오는 일반적인 노하우일까요?
'의료사회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의사가 쓴 책'이 땅에 한의학은 없다' 소개 (0) | 2011.07.01 |
---|---|
온정적 간섭주의와 배분 정의 충돌 /성모병원 백혈병 환자 판결 (0) | 2011.06.14 |
위기의 의료 프로페셔널리즘 /임기영 교수(아주대학 의과대학) (0) | 2011.01.08 |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개념정리/펌 (0) | 2011.01.07 |
한국 의과대학의 프로페셔널리즘 교육 현황 (0) | 2011.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