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묵지 (暗默知 tacit knowledge)
학습과 경험을 통하여 개인에게 체화(體化)되어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을 말한다. 문서 등에 의하여 표출되는 명시지(明示知, Explicit Knowledge)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학문적 지능과 동기는 어떤 사람이 삶과 일에서 성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예일 대학교 심리학자 스턴버그는 생활의 지혜, 즉 실용적 지식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직관적인 전문지식과 실용적인 지혜는 대부분 ‘암묵적 지식’이다. 예를 들어 경영인으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지능지수로 평가되는 학문적 지혜보다 일과 다른 사람, 그리고 자신을 관리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이러한 지식은 대부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직접 가르칠 수도 없다. 그것은 명시적이라기보다는 암묵적이다.
암묵적 지식은 잠재적인 지식으로서 의도하지 않은 경험에 의해 습득된다. <심리철학사전>에서는 암묵적 지식에 대해 “일반적으로 인지할 수 없는 지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직관적이라는 것이다. 암묵적 지식은 절차적 지식이다. ‘그것을 안다’는 것을 의미하는 형식지와는 달리 암묵지는 ‘방법how'을 안다는 것이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물리화학자인 마이클 폴라니(Michael Polanyi)가 구분한 지식의 한 종류이다. 폴라니는 지식을 암묵지(암묵적 지식)와 명시지 또는 형식지(形式知)로 구분하였는데, 암묵지는 학습과 경험을 통하여 습득함으로써 개인에게 체화되어 있지만 언어나 문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을 말한다. 명시지(명시적 지식)는 암묵지와 상대되는 개념으로서 언어나 문자를 통하여 겉으로 표현된 지식으로서 문서화 또는 데이터화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폴라니는 암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암묵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간 행동의 기초가 되는 지식이 바로 암묵지이기 때문이다. 오랜 경험이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체득한 지식이나 노하우가 여기에 속한다. 명시지는 이러한 암묵지의 기반 위에서 공유되는 것이며, 암묵지가 형식을 갖추어 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영학자 노나카 이쿠지로[野中郁次郎]는 이를 기업에 적용하여 지식은 암묵지와 명시지의 사회적 상호작용, 곧 경험을 공유하여 암묵지를 체득하는 공동화(共同化), 구체화된 암묵지를 명시지로 전환하는 표출화(表出化), 표출된 명시지를 체계화하는 연결화(連結化), 표출화와 연결화로 공유된 정신모델이나 기술적 노하우가 개인의 암묵지로 전환하는 내면화(內面化)의 네 가지 과정을 순환하면서 창조된다고 하였다.
장자의 제환공과 목수 윤편의 이야기가 암묵지의 대표적 사례이다.
제환공이 글을 읽고 있노라니 목수 윤편(輪扁)이 일을 멈추고 올라왔다.
‘그 책에는 대관절 어떤 것들이 씌어져 있습니까?’
‘이거 말이냐. 이건 성인의 말씀이다.’
‘그 성인은 지금도 살아 계십니까?’
‘아니다. 옛날 분으로 지금은 살아 계시지 않는다.’
‘그러시다면 거기에 씌어진 것은 옛사람의 찌꺼기 같은 것이군요.’
‘찌꺼기라고? 목수인 네가 무얼 안다고 여러 소리를 하느냐. 이유가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소인은 그저 오랜 생활의 경험에서 그런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예를 들어 수레바퀴 축의 구멍은 너무 크게 깎아도 못쓰고 너무 작게 깎아도 안되는 법입니다. 굴대와 구멍이 꼭 들어맞아야 하는데 이것은 호흡을 잘 맞추어야만 되는 것입니다. 그 비결은 말로써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것이지만, 또 절대로 우연히 맞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소인이 자식에게 그 비결을 깨치게 해주려고 하나 좀처럼 잘 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나이 일흔이 되도록 여지껏 이 일을 소인이 직접 하고 있습니다. 옛사람들도 참으로 중요한 대목은 말로 표현하지 못한 채 죽어버리지 않았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임금께서 읽고 계신 책도 옛사람의 찌꺼기 같은 것임에 틀림이 없을 줄 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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