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의 유사성은 아이들을 형성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가족의 차이도 아이들을 형성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유전자의 영향을 제외하고 아이들을 형성하는 요인을 찾으려면 아마도 해리스의 말처럼 우리는 집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부모가 자란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랐다면 다음 질문을 생각해 보라. 당신의 억양은 부모와 비슷한가, 함께 자란 사람들과 비슷한가? 당신의 옷차림, 당신이 좋아하는 음악, 여가 활동은 어떠한가? 만약 당신의 아이들이 당신의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랐다면-혹은 그렇지 않다면-이번엔 그 아이들에 대해 같은 질문을 생각해 보자. 거의 모든 경우에 사람들은 부모가 아니라 또래를 모델로 삼는다.
이것이 그토록 포착하기 힘들었던 환경의 성격 형성에 대한 해리스의 설명으로, 그녀는 여기에 집단 사회화 이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모든 것이 유전자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전자에 없는 것이 부모에게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사회화-사회 생활에 필요한 규범과 기술의 습득-는 또래 집단에서 이루어진다.
아이들도 문화가 있으며, 그 문화는 성인 문화의 요소들을 흡수하는 동시에 그들만의 가치와 규범을 발전시킨다. 아이들은 깨어 있는 동안 어른들의 근사치가 되려고 노력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아이들은 보다 나은 아이들, 그들 자신의 사회에서 잘 살아가는 아이들이 되려고 노력한다. 우리들의 인성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 도가니에서 형성된다.
아이에 집착하는 양육 방식은 진화 역사상 아주 최근의 관습이라고 해리스는 지적한다. 식량 수집 사회에서는 어머니들은 다음 출산 때까지 2~4년 동안 아이를 엉덩이나 등에 업고 다니면서 아이가 요구하면 젖을 먹인다. 동생이 생기면 아이는 형, 누나, 사촌들로 구성된 놀이 집단에 던져지고, 어머니의 모든 관심은 동생에게 집중된다.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모인 환경에서 잘 헤치고 나가거나 가라앉게 된다.
아이들은 또래들의 규범에 이끌리는 동시에 부모의 기대에 어느 정도 면역성을 보인다. 부모-자식 갈등 이론에서는 부모가 항상 아이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쪽으로 아이를 사회화시키지 않는다고 예측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당장은 부모의 보상, 처벌, 본보기, 잔소리에 복종한다해도-덩치가 작고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아이들의 인성은 부모의 방법에 맞추어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또래들 사이에서 지위를 획득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한 해의 지위가 다음 해의 지위 경쟁에 필요한 계단이 되고, 결국 10대 후반의 지위 경쟁은 이성의 관심을 끄는 최초의 경쟁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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