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토마스 홉스가 "인간의 삶"에 관한 구절 앞에 제시한 분석으로 진화 생물학, 게임 이론, 사회 심리학 분야에서 재발견되고 있다.
인간의 본성에서 우리는 싸움의 세 가지 주된 요인을 발견한다. 첫째는 경쟁이고, 둘째는 자신감 결여이고, 셋쨰는 영광이다. 첫 번째는 인간이 이익을 위해 서로 공격하게 만들고, 두 번째는 안전을 위해 서로를 공격하게 만들고, 세 번째는 가령 말 한마디, 미소, 견해 차이를 비롯하여, 본인이 직접 겪은 것이든 혈연, 친구, 국가, 직업, 이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겪는 것이든 자신을 무시하는 갖가지 사소한 이유들 때문에 서로를 공격하게 만든다.
첫째는 경쟁이다. 자연 선택의 힘은 경쟁에 있는데, 그것은 자연 선택의 산물들-리차드 도킨스의 비유에 따르면 생존 기계들-이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일이면 어떤 것이든 미리 정해진 디폴트 값에 따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생존 기계에게(자식이나 가까운 친척이 아닌) 다른 생존 기계는 돌이나 강이나 음식물처럼 환경의 일부이다. 그것은 방해가 되는 어떤 것 또는 이용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그것이 돌이나 강과 다른 것은 한 가지 중요한 측면, 즉 되받아 치는 셩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것 역시 미래를 위해 퍼뜨릴 불멸의 유전자를 간직하고 있는 기계이고, 그 유전자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다 하려 드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자연 선택은 자신의 환경을 가장 잘 이용하도록 생존 기계를 지배하는 유전자를 선호한다. 여기에는 같은 종이든 다른 종이든 다른 생존 기계들을 가장 잘 이용하는 것이 포함된다.
둘째, "불신"의 원래 의미는 자신감 결여(diffidence)이다. 만약 이웃이 내가 가진 것을 몹시 탐낸다면 나는 그들의 욕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따라서 나는 자신을 방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방어란 성벽, 마지노선, 대탄도 미사일 등의 첨단 기술을 망라해도 불확실한 방법이고, 그런 것이 없으면 더욱 미심쩍고 불안하다. 자기 보호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잠재적으로 적대적인 이웃에게 선제 공격을 퍼부어 쓸어버리는 것일 수도 있다. 요기 베라의 충고대로 "최상의 수비는 공격이고 최상의 공격은 수비이다."
비극적인 것은 선천적으로 공격성을 타고나지 않은 사람도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가진 것을 탐낸다는 인식과 학살당하지 않겠다는 강한 욕구만 있으면 된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이웃들도 똑같은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로 인해 나의 두려움은 더욱 커지고 선제 공격의 유혹도 그만큼 커진다. 다시 이것은 이웃을 자극해서 선제 공격의 유혹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오늘날 "홉스의 덫"이라 불리는 이 악순환은 폭력적 갈등이 편재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셋째는 영광인데 보다 정확한 용어는 "명예"일 것이다. 대도시 범죄 통계학의 보고에 따르면 살인의 가장 빈번한 이유는 "다툼"으로, 경찰의 사건 기록부에는 "모욕, 욕설, 신체적 부딪힘 등의 비교적 사소한 원인으로 일어나는 언쟁"으로 분류되어 있다.
민족 국가들 간의 전쟁은 종종 실익과는 무관하게 국가적 명예 때문에 일어난다. 개인적인 명예 또는 국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보기보다 어리석은 짓이 아니다. 왜냐하면 억제의 논리 때문이다. 적대적 환경에서 개인과 국가는, 자신에게 해를 입히고 이익을 취하려 하는 누구에 대해서든 기꺼이 보복하겠다는 의지를 널리 선전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아무리 사소한 모욕이나 침해에 대해서도 반드시 복수한다는 평판을 유지할 수 있다.
만성적으로 반목하고 싸우는 사회에서 남성적 미덕의 핵심은 폭력적인 능력이다. 이때 머리 사냥과 화려한 전적은 위신과 직결되고, 살인이 통과 의례의 필수 조건이 되기도 한다. 한쪽 뺨을 맞고 다른 쪽 뺨은 내미는 것은 고상한 행동이 아니라 멍청한 짓이거나 경멸할 만한 약자의 처신이 된다.
-- 인간 본성애 대하여/에드워드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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