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은?
뇌과학의 측면에서 어떤 목표를 위해 다 함께 협력하는 것은 인간들에게 자연스러운 행동 방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기업에서는 자연스러운 행동 방식을 넘어서 더 많은 성과를 내는 방법을 알기 위해 뇌과학적 지식을 이용합니다.
검색엔진 운영 회사인 구글은 2012년에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le’라는 이름으로 인사 담당자, 심리학자, 사회학자, 통계학자, 프로그래머로 이루어진 특별 팀을 만들어 조직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의문을 풀려고 했습니다.
어떤 팀을 뛰어난 팀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프로젝트 초기에는 온갖 종류의 데이터들을 열성적으로 모으는 일에 매달렸습니다.
팀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직원들은 어떤 교육을 받는가? 그들은 얼마나 자주 함께 식사를 하러 가는가? 그들은 업무 외의 일로도 만나는가? 그들은 미팅을 얼마나 자주 하는가? 그들은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가? 팀원들 중 몇 명이 내향적이고 몇 명이 외향적인가?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연구진은 180개 이상의 팀에서 나온 250가지 특성에 관해 분석했습니다. 이 산더미 같은 정보들 어딘가에 분명 효율적인 팀과 부실한 팀을 구분해 주는 결정적인 비결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모두들 기대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식의 처방 말이죠.
“MIT 졸업생 한 명과 외향적인 애완견 비글 소유자 두 명, 전직 NASA 기술자 한 명, 그리고 스위스의 고원 목장주 한 명을 선발해 격일 저녁마다 치즈 나초와 과카몰리를 앞에 놓고 옛날 도널드덕 이야기에 관해 수다를 떨게 하시오. 그러면 바로 다음 날 아침, 혁신적인 앱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방대한 데이터에서 알 수 있었던 사실은 딱 한 가지, 팀이 어떻게 구성되든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죠. MIT 천재도 로켓 기술자나 광적인 환경 보호론자도 어떤 집단을 성공적인 팀으로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누구를 팀원으로 뽑느냐는 성공이나 실패에서 전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를 뽑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팀원들이 협력하는가였습니다!
연구자들은 집단 간의 차이점보다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범들에 초점을 맞추고 나서야 최고의 팀을 만드는 비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범’이 모여 팀 문화team culture를 형성하는데, 팀 문화에는 명시적으로 거론되거나 또는 문서화되지 않은 모든 규칙들이 포함되었습니다. 예를들어,
통상적으로 정해진 회의 시간에 정확히 모여서 사전에 정해진 일정을 논의하고 집중적으로 완수했는가?
그때마다 해당 전문가들만 발언이 허용되었는가?
아니면 강요받지 않고 모여 커피를 홀짝거리며 주말에 관해 시시콜콜 잡담을 나누다가, 때마침 떠오른 업무 테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가?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 연구진이 실시한 ‘협동’에 대한 분석은 팀을 성공으로 이끄는 다섯 가지 요인들을 단계적으로 밝혀냈습니다. 그러나 그중 한 가지가 다른 모든 것을 능가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다섯 가지 요인: 심리적 안정감, 의존 가능성, 체계와 명확성, 일의 의미, 일의 기여도
심리적 안정감이라는 개념은 그 반대의 경우를 들어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대화가 무덤덤하게 제자리를 맴돌던 미팅을 기억하나요? 늘 같은 사람들이 늘 똑같은 사안을 말했던 미팅은요? 어느 날 당신에게 느닷없이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놀라운 아이디어입니다. 당신의 팀이 과제를 훨씬 더 쉽게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아이디어니까요. 당신은 그때 어떻게 했나요? 벌떡 일어서서 ‘유레카!’ 하고 외쳤나요? 아니면 팀장에게 경고를 받을 것이 두려워 입을 꾹 다물고 있었나요?
만약 안 좋은 반응을 의식해 알아서 입을 다물고 있었다면, 이것이 바로 심리적 안정감의 반대되는 경우입니다! 정말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팀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합니다. 실행이 불가능한 망상으로 드러나는 의견을 내더라도 누구도 비웃거나 질책하지 않습니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집단에서는 실수를 해도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개인은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펼칠 수 있습니다.
안심하고 위험을 무릅쓰도록 하세요!
그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집단 내에 심리적 안정감이 퍼져 있는 한 말이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려는 성향은 모든 인간이 타고난 것입니다. 남과 협력을 생각하지 않던 사람들조차도 살아가면서 채찍과 당근이 되는 수많은 동기부여를 받게 되고, 그렇게 되면 나 자신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지요.
협력은 우리가 마음 편하게 느끼고 신뢰하는 공동체 안에 있을 때 가장 잘 이루어집니다. 이는 모든 문화와 국경을 초월해 통용됩니다. 좋은 조직, 성과를 내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많은 아이디어와 일상의 흥미로운 일들을 공유해보세요. 천재적인 두뇌보다 행복한 뇌들이 모인 조직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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