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뉴런이 직접 마음의 이론에 기여할 가능성은 낮다. 대신에 거울 뉴런은 두려움에 대한 몸의 무의식적 감정 반응 같은 중요한 전구체 구성 요소일 가능성이 높다.
첫째, 원숭이(거울 뉴런에 관한 자료가 가장 많은 동물)가 마음의 이론을 지니는지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일부 인지 연구자들은 마음의 이론이 인간만의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거울 뉴런은 마음의 이론을 살펴보는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뇌에서 활성을 띠지 않는 영역에 있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이론에 기여할지 모를 경험들이 모두 모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995년 크리스 프리스 연구진은 PET를 이용해 마음의 이론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지원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서 뇌 활성을 비교했다. 한 집단에게는 마음의 이론을 요구하는(남의 입장에 서도록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다른 집단에게는 그것을 요구하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자 독특한 활성 양상이 나타났다.
마음의 이론을 요구하는 이야기는 세 영역을 활성화했다. 전전두엽의 안쪽에 있는 영역, 측두엽의 앞쪽에 있는 영역, 측두엽과 두정엽의 연결부에 있는 상측두구 영역이었다. 이 세 영역을 합쳐서 마음 이론망 theory - of - mind network 이라고 한다. 그 뒤에 프리스 연구진은 색스와 캔위셔처럼 뇌 기능 MRI 연구를 통해서 이 세 영역이 마음의 이론을 담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마음 이론망은 남의 마음을 인식하거나 추론하는 데 쓰인다. 이 세 영역 중 어느 하나가 손상되면 마음의 이론을 형성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색스와 캔위셔는 마음의 이론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수를 더 줄이고자 노력한 끝에, 측두-두정 연결부 한 곳으로 범위를 좁혔다. 이 영역은 마음의 이론 검사에서 아주 강하고 한결같이 활성을 띤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마음의 이론에 필요한 영역이 적어도 하나 더 있는데, 내측 전전두엽이 바로 그것임을 시사한다.
이런 발견들은 거울 뉴런이 모방을 통해 학습을 촉진하고, 그럼으로써 마음의 이론에 필요한 단계 중 하나를 제공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거울 뉴런은 그 정보를 뇌의 마음의 이론 영역으로 보내고, 그 영역이 활성을 띠어 우리는 어떤 감정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거울 뉴런은 시지각과 감정의 무의식적인 상향식 처리 과정과 비슷할 수 있으며, 한편 감정이입적인 마음 이론은 예전에 감정이입을 한 경험을 토대로 하는 의식적인 상향식 처리 과정과 비슷할 수 있다.
-- 에릭 캔델의 '통찰의 시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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