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체지방 항상성 유지와 식욕 조절,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이유

팔락 2013. 11. 12. 12:37

체지방 항상성 유지와 식욕 조절

우리 몸의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은 지방세포에서만 분비되는 단백질인 렙틴에 의해 유지된다. 렙틴이 혈액을 따라 순환하다 뇌로 들어가면, 시상하부의 뉴런에 발현되어 있는 렙틴 수용체가 렙틴을 감지하여 활성화되고 이는 식욕 억제와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져 항상성이 유지된다. 체지방이 줄어 렙틴 분비량이 줄어들면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 식욕이 향상되고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여 체지방을 늘리게 된다.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이유다.)

 

렙틴 항상성 체계는 체지방으로 표시되는 체중의 장기적 변화를 뇌가 어떻게 감지하는지 설명해주지만, 단기적인 식욕 조절은 설명하지 못한다. 어떤 신호가 식사 행동을 유발할까?

 

과거에는 혈당 수치의 감소가 식사 개시의 일차적 방아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의 증거들을 보면 식사 행동은 단지 심하게 굶주렸을 경우에만 생화학적으로 유발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음식이 충분한 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식사 개시 행동은 사회문화적 환경적 요인들에 의해 더 많이 촉발된다.

 

식사 도중에 뇌는 음식 섭취의 현재 상태를 어떻게 보고받을까? 사실 우리는 체지방량을 더해가면서 음식을 먹진 않기 때문에, 빠른 신호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칼로리 섭취는 식사 종료에 영향을 미치는 포만 신호들에 의해 생화학적으로 조절된다.

 

위와 장의 안벽을 이루는 세포들의 감지기가 섭취된 음식의 화학적, 기계적 성질에 관한 정보를 뇌에 보낸다(화학적 성질은 당분과 단백질 수치 같은 것들이고, 기계적 성질은 주로 내장이 얼마나 팽창했는지에 의해 감지된다).

 

내장의 신호는 단백질 호르몬들의 분비를 통해 전달된다. 이 장 호르몬들은 뇌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보낸다. 어떤 호르몬은 혈류를 통해 뇌에 직접 도달하고, 또 어떤 것은 뉴런을 활성화시켜 뇌에 전기적 신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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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에는 식사 행동은 기본적으로 의식적이고 자발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이 깊이 박혀 있다. 또한 우리는 인간이 모든 일에서 자유의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의지만으로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저 뚱뚱한 남자는 왜 적게 먹고 더 많이 운동하지 못하는 걸까? 의지력이 부족한 거야, 안 그래?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섭식 향상성 조절 회로들은 살을 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체중이 줄어들면 지방량이 감소하고 렙틴 수치가 떨어진다. 그러면 일련의 생화학적 과정들이 촉발되고, 대사율을 낮추는 동시에 먹고자 하는 잠재의식적 충동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신호들이 고개를 든다. 체중이 줄어들수록 먹고자 하는 충동은 더 강해지고 에너지 사용은 줄어든다. 이는 한 해에 수조 달러를 잡아먹는 다이어트 산업이 여러분에게 어떻게든 숨기고 싶어 하는, 슬프지만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 고삐 풀린 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