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유전자 분석으로 본 현대인과 네안데르탈인

팔락 2013. 8. 21. 14:46

유전자 분석으로 본 현대인과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는 약 6-1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탈출한 인간 종으로 통칭 크로마뇽인이라고 부르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이다.

 

진화생물학자 앨런 템플턴은 ‘유전자 가계도’를 조사한 후 화석으로 보정한 분자시계를 이용하여 인류의 다양한 융합점들의 연대를 파악했다.

 

그의 주된 결론은 아프리카 바깥으로 세 번에 걸쳐 중대한 이주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약 170만 년 전의 OOOA(old out of Africa, 호모 에렉투스) 탈출과 현생 인류의 YOOA(young out of Africa) 이론이 주장하는 최근의 이주 외에, 84만 년에서 42만 년 전 사이에 아프리카에서 아시아로 또 한 번의 집단 이주가 있었다.(MOOA middle out of Africa로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약 5만 년 전에 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중요한 역이주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유전적 흔적들도 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분석에 의하면, 네안데르탈인 계열은 현생 인류와 약 50만 년쯤 전에 갈라졌으며, 몇몇 측면에서 우리보다 고대인과 더 닮았으며, 약 10-20만 년 사이에 고대인에서 진화했으며 아프리카가 아니라 유럽과 중동에서 진화했다. 네안데르탈인의 전형적인 특징은 작은 키에 짧은 팔다리 큰 코이며, 고대인의 특징 중 하나인 튀어나온 눈썹이 있다. 그들의 뇌는 우리 뇌만큼 컸고, 더 큰 경우도 있다. 또한 죽은 자를 매장할 때 장례식을 치렀음을 보여주는 흔적들도 많다.

 

네안데르탈인은 유럽 지역에서 상당 기간 현생 인류와 공존하였으며 그들의 유전자가 현생 인류에게 2% 정도 있는데, 유럽과 아시아를 합친 유라시아 사람에게는 많은데 아프리카 사람에게는 없다. 즉 아프리카 사람들과는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는 뜻이다.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계열로 보이는 호모 사피엔스의 유골이 중앙아시아 근처 시베리아에 있는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그런데 이 데니소바인의 DNA가 파푸아뉴기니에 있는 멜라네시아계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되었으며 아시아 본토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때도 현생 인류의 조상이 어느 시대에선가 같은 영역에 살면서 이종 간 짝짓기를 했다가 일련의 집단이 멜라네시아 부근으로 이주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이상의 사실로 인류의 이주 경로에 대한 가설을 만들 수 있다. 머나먼 옛날 아프리카에서 인류의 공통 조상이 태어났고, 그 고대 인류가 50만 년 전 유럽으로 이주해 서쪽으로는 네안데르탈인, 동쪽으로는 데니소바인으로 분화했다가 어느 순간 사멸했다. 우리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계속 진화하다가 약 6-10만 년 전에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에서는 네안데르탈인과 유라시아에서는 데니소바인과 섞인 후 전 세계로 퍼져 여기저기 살고 있는 것이다.

-- 조상 이야기 외 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