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default mode network(DMN)

팔락 2012. 12. 10. 16:22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default mode network

멍한 상태에 있거나 잡념에 빠졌을 때 극도로 활발해지는 뇌의 영역의 네트워크를 말한다. 우리의 뇌가 찰칵, 하고 자동조종장치를 켤 때 활성화 되는 뇌의 세 부분, 내측 측두엽(for memory), 내측전전두엽피질(for theory of mind), 후대상피질(for integration)과 두정엽피질로 구성된다. 우리가 뭔가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지 않을 때 이 네트워크가 작동한다. 즉 우리가 특별한 어떤 것에 집중하지 않을 때는 뇌의 배경에 늘 깔려 있는 뭔가가 정면에 나서서 뇌를 조종한다.

 

왜 이런 네트워크가 존재하는지 설명하는 이론은 여러 개 나왔지만, 이 네트워크가 우리의 자아의식에 필수불가결하다는 이론이 가장 설득력 있다. 우리가 온통 바깥세상에만 관심을 쏟는다고 상상해보라. 그러면 당신은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는 익숙하겠지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는 얻지 못할 것이고, 결국 '자기' 안에 있는 '진짜 자신'을 절대 만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 정보는 처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디폴트 네트워크 default network는 우리가 멍한 상태에 빠져 있을 때, 혹은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정보를 소화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문제를 안고 잠이 들었다가 답을 안고 깬다'라는 속담이 아주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사실 우리 뇌는 디폴트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가 증가하거나 따분해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이 가중되거나 졸음이 몰려올 때 디폴트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대니얼 길버트 Daniel T. Gilbert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인간은 깨어 있는 시간의 46%를 딴 생각을 하며 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상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자동조종장치 스위치를 켜고 멍하게 있는 자신을 좋아하든 안 하든, 확실한 것은 우리의 뇌가 자동조종장치를 켤 때 행복해 한다는 점이다.

 

뇌의 이러한 성향에도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연구자들은 백일몽과 창의성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백일몽에서 자유자재로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들의 창의성의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름 속을 헤매다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땅에 발을 디딜 수 있는 능력은 인간이 가진 효과적인 자기 보존 기능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 능력 덕분에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 빠져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벗어나 어떤 문제에 대한 창의적 해결책을 마음꼇 고민할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이다.

- 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