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추론이 도덕적 행위와 상관관계가 있을까? 도덕적 행위를 이성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남보다 더 도덕적으로 행동하는가? 분명히 그렇지만은 않다.
도덕적 행위와 관련이 있는 변수로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지능이고 다른 하나는 억제이다. 범죄학자들은 범죄 행위가 인종이나 사회경제적 계급과 상관없이 지능에 반비례하게 관련이 있다는 걸 알았다. 아우구스토 블라시(Augusto Blasi)는 IQ가 정직과 확실하게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서 말하는 억제란 기본적으로 자제력, 다시 말해 감정 체계가 원하는 목표를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조금 더 자고 싶어도 일어나서 직장에 가는 능력이다.
콜럼비아대학 심리학 교수 월터 미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970년경 ‘마시멜로 실험’을 했다. 그는 4세짜리 아이들에게 1명씩 방에 들어가도록 했다. 방에는 벨과 마시멜로를 준비했다. 만약 아이가 벨을 누르면 그는 방으로 가 마시멜로를 하나씩 주었다. 만약 아이가 벨을 누르지 않고 그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 그는 마시멜로를 2개씩 주었다.
비디오로 촬영된 실험 과정을 지켜보면 아이들은 몸을 비틀고 발길질을 하며 손으로 눈을 가리는 등 별별 행동을 다 한다. 미셸 박사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마시멜로를 2개씩 얻기 위해 자기 통제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실험 결과는 가지각색이다. 어떤 아이는 1분도 참지 못하고 벨을 누르는가 하면 다른 아이는 15분이나 꾹 참고 기다린다(‘보상 지연(Delayed Gratification)’에 강하다).
10년이 지나 연구팀은 실험 결과를 피험자들이 성장한 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성적과 비교한 결과 오래 기다린 아이일수록 좋은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적으로 좋은 대학에 진학했으며 사회적으로도 성공했다. 반면 참지 못하고 일찍 벨을 누른 아이는 문제아가 되는 비율이 높았다. 또 학교 다니는 기간 내내 교사들에게서 나쁜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은 지금도 이 아이들에 대한 추적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의지력 중에서도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는 충동적인 반응을 억제하는 능력'인 자제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콜럼비아대학 월터 미셸과 그의 동료 자네 멧갈프는 두 가지 유형의 처리 과정이 있다고 제안했다. 하나는 '뜨거운'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차가운' 과정인데, 이것은 별개이면서 여전히 상호작용하는 신경게와 관련이 있다.
뜨거운 감정계는 빠른 감정 처리를 주로 관장하며 자극에 반응하고 편도체에 기초한 기억을 사용한다. 이것은 '행동'계이다. 차가운 인지 시스템은 더 느리며 시간, 공간, 일상적 사건과 관련된 표현과 사고를 관장한다. 그들은 이것을 '지식'계라고 부른다. 이 신경계는 해마상 융기와 전두엽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미셸과 멧갈프의 이론에 따르면, 이 두 신경계의 상호작용이 자제력의 관점에서 본 자기 조절 및 의사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차가운 신경계는 인생 후반부에 발달하여 점점 활성화된다. 두 신경계의 상호작용 방식은 연령, 스트레스(스트레스가 증가하면 뜨거운 시스템이 우세해진다), 기질에 따라 다르다. 연구 결과 범죄 행위는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이는 자제력을 증가시키는 차가운 신경계가 나이와 함께 더 활성화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 왜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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