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본성과 양육(Nature Via Nurture)3

팔락 2011. 4. 16. 12:21

2001년 2월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되었는데, 유전자의 수는 추정치인 10만개에 크게 못미치는 3만개로 밝혀졌다. 인간 게놈 연구의 핵심인물인 크레이그 벤터는 예상보다 적은 유전자 수는 "생물학적 결정론이 옳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말하고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해묵은 본성 대 양육 논쟁이 다시 불붙게 된다.

 

환경 결정론을 반박한 대표적인 저서로는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과 매트 리들리의 <본성과 양육>을 들 수 있다. 핑커는 <빈 서판>에서 인간 본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빈 서판 이론을 철저하게 비판한다. 현대 과학, 이를테면 마음을 연구하는 인지과학, 뇌를 탐구하는 신경학, 생물학과 문화를 잇는 진화심리학의 성과에 의해 빈 서판이 그릇된 이론으로 판명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물론 본성 쪽을 일방적으로 옹호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핑커는 유전과 환경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영국의 리들리는 본성 대 양육의 이분법에 마침표를 찍고 `양육을 통한 본성`이라는 새로운 틀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양육을 통한 본성` 이론은 본성과 양육이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는 양육에 의존하고 양육은 유전자에 의존한다는 의미이다. 리들리는 1980년대 이후 유전자에 대해 발견된 새로운 사실들을 통해 ``유전자는 자궁 속에서 신체와 뇌의 구조를 지시하지만, 환경과 반응하면서 자신이 만든 것을 거의 동시에 해체하거나 재구성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유전자는 행동의 원인이자 결과인 것이다."

 

 

사악한 인간들이여!  자유롭게 창조된 의지를 가지고서도
자신의 모든 불행을 하늘의 섭리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모든 죄를 신들이 정한 운명이라 원망하고,
온갖 어리석음을 숙명의 범행으로 몰아버리는구나.
 - 호머의 오디세이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마의 사도  (0) 2011.04.22
유전자의 7가지 의미  (0) 2011.04.21
본성과 양육(Nature Via Nurture)2  (0) 2011.04.16
본성과 양육(Nature Via Nurture)1  (0) 2011.04.16
도덕 관념 그리고 예술  (0) 2011.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