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진실에 이르는 길이 두 가지라고 말했다. 과학자의 길과 변호사의 길이다. 과학자는 증거를 모으고, 규칙성을 찾고, 관찰을 설명하는 이론을 구축하고, 그것을 시험한다. 변호사는 거꾸로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시키고 싶은 결론에서 시작하여 그것을 지지하는 증거를 찾아보고, 지지하지 않는 증거는 깎아내리려고 한다.
인간의 마음은 과학자도 되고 변호사도 되도록 설계되었다. 가끔은 객관적 진실을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사람이 되고, 가끔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무의식적으로 열렬히 변호하는 사람이 된다. 두 접근법은 늘 겨루면서 우리의 세계관을 만든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사고과정의 '인과적 화살표는'는 증거에서 신념의 방향이 아니라 신념에서 증거의 방향을 가리킬 때가 많은 듯하다. 즉 뇌는 괜찮은 과학자이지만 훨씬 더 뛰어난 변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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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를 닮은 무의식은 사실과 착각을 섞고, 장점을 과장하고, 약점을 축소하고, 어느 부분(우리가 좋아하는 부분)은 엄청난 크기로 부풀리고, 어느 부분은 보이지 않을 지경으로 쪼그라뜨려서, 피카소풍으로 왜곡된 그림을 창조해낸다. 그러면 의식이라는 합리적인 과학자는 그 자화상을 순진무구하게 찬미하며, 그 그림이 사진처럼 정확하다고 믿는다.
심리학자들은 우리 내면의 옹호자가 취하는 이런 접근법을 '동기화된 추리"라고 부른다. 우리는 동기화된 추리 때문에 자신의 선함과 유능함을 확신하고, 자신에게 통제력이 있다고 느끼며, 일반적으로 자신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동기화된 추리는 환경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사회적 환경에 대해서 그렇다. 또한 자신이 선호하는 신념을 정당화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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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데는 도와주는 유능한 동맹이 있다. 바로 모호성이라는 삶의 한 속성이다. 모호성은 현실에 해석의 여지를 부여함으로써, 현실이 논란의 여지가 없는 진실이 되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무의식은 그 해석의 여지를 활용하여 자신과 타인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운명을 저 좋을 대로 해석하는 이야기, 좋은 시절에는 힘을 북돋우고 나쁜 시절에는 위안을 주는 이야기를 말이다.
- 새로운 무의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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