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유창성 효과(fluency effect)

팔락 2015. 4. 8. 12:35

유창성 효과(fluency effect)

정보가 전달되는 형태가 정보 내용의 판단에 미치는 효과 연구에서 나온 말이다.

 

실험 참가자들은 일식 요리를 만드는 조리법을 읽은 뒤, 그 조리법에 얼마만큼의 노력과 기술이 필요한지, 그리고 자신이 집에서 그 요리를 시도할지 안 할지를 평가했다. 이때 읽기 힘든 활자로 인쇄된 조리법을 받은 피험자들은 읽기 쉬운 활자를 본 피험자들보다 같은 조리법을 더 어렵다고 평가했으며, 집에서 요리를 할 가능성도 낮다고 대답했다.

 

연구자들은 다른 맥락에서도 실험을 반복해보았다. 조리법 대신에 운동법이 적힌 한 쪽짜리 지침을 다른 피험자들에게 보여주었는데, 결과는 비슷했다. 활자가 읽기 힘들면 피험자들은 그 운동을 하기 어렵다고 평가했고, 자신이 시도할 가능성이 낮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피험자들 중 활자 형태가 자신의 판단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자각한 사람은 없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유창성 효과(fluency effect)'라고 부른다. 정보가 흡수하기 어려운 형태로 주어지면, 그것이 정보의 내용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무의식 속에서 이루어진다.

- 새로운 무의식 중에서

 

새로운 무의식의 과학에는 이처럼 사람과 사건에 대한 우리의 판단과 인식에 희한한 오류가 있다는 보고가 가득하다. 이것은 뇌의 자동적인 정보처리 방식에서 생겨난 결과이고, 보통은 그 방식이 우리에게 유익하게 작용한다.

 

한마디로, 사람은 비교적 직선적인 방식으로 데이터를 가공하고 결과를 계산하는 컴퓨터가 아니다. 사람의 뇌는 수많은 모듈의 집합이고, 모듈들은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병렬적으로 작동하며, 그런 작업의 대부분은 의식의 바깥에서 벌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판단, 감정, 행동의 이면에 숨은 진정한 이유를 알고서 새삼 놀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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