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피구(Arthur Cecil Pigou)

팔락 2010. 4. 8. 17:54

피구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피구(Arthur Cecil Pigou)는 케인스(Keynes)에게 밀려 후생경제학의 창시자 정도로만 기억될 뿐이지만, 성장과 분배의 조화, 환경 문제 등을 고민했던 거장이라고 생각한다.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강조했던 마셜처럼 피구는 영국이 미국에 뒤처지고 국내에서는 부의 편중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을 때 경제학이 사회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 근거를 찾아보면 피구가 고전학파가 소득재분배의 반대의 이론적 근거로 제시했던 명제에 대해 의의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고전학파에서는 화폐를 소지하는 개인에게 화폐의 한계효용은 각각의 재화의 한계 효용과 달리 체감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리고 각 개인간의 효용을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즉 더 많은 재화를 소유하는 사람이 그 재화의 증가분에서 얻는 만족감은 더 적은 재화를 소유하는 사람이 그 재화의 증가분에서 얻는 만족감보다 작다고 말할 수 있는 경제학적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구는 화폐의 한계효용은 화폐양의 증대와 더불어 저하된다고 의의를 제기했다. 그러므로 가난한 사람이나 그 가족이 소득의 증가와 거기에서 얻는 재화로부터 얻는 즐거움은 부자가 얻는 효용 이상의 즐거움을 얻는다고 보았다.

지출의 원천이 되는 것을 부자에게서 빈자에게로 이전하면, 이러한 이전으로 인해 총생산이 감소하지 않는 한, 경제적 복지는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러한 피구의 주장은 개인의 효용은 주관적인 것이므로 서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명제에 대해 이론적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못하였고, 절대적 지지를 얻어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피구의 주장은 소득 재분배와 복지의 필요성에 이론적 근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