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회학

대한민국 한의학 폐지론

팔락 2012. 10. 11. 18:17

대한민국 한의학 폐지론

왕징 (王澄, 미국 뉴욕 거주 재활의학 전문의)

장궁야오 (张功耀, 중국 중남대학교 과학기술 연구소 교수)

 

오늘날 과학적 현대의학은 전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주류 제도의학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반대로 각 나라의 비과학적 전통의학은 쇠퇴하고 실정이다.

 

안타깝게도 중국, 한국과 같은 동양에서만 비과학적 전통의학((Traditional Oriental Medicine, TOM)이 여전히 제도권에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서양의 비과학적 전통의학은 수백 년 전에 이미 제도의학에서 완전히 퇴출되었음에도 말이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유래하는 수많은 습관과 행동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어떤 습관과 행동들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의문을 제대로 품지 못하고 있다. 왜 단지 선조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의료행위라는 이유로 그것이 정말 효과가 있는가 또는 없는가 하는 의문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가.

 

인간 사회에서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서양 국가들은 과학의 진보를 이루고 생명의 가치를 우선시하게 되면서, 오래전에 이미 자신들의 전통의학을 폐기했다.

 

현대 과학의 기본 원칙인 '과학적 방법론'에 근거해서 판단할 때, 거의 모든 동양의학은 효과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이란 것이 밝혀졌다.

 

과학적 현대의학 이론의 핵심은 실험군-대조군 개념에 있다. (이중맹검 실험)

 

즉, 주어진 환자들을 두 군으로 나누어, 첫번째 군은 플라시보(약리 효과가 없는 "가짜약")를 투여한 대조군으로, 두번째 군은 진짜약을 투여한 실험군으로 하는 것이다.

 

만약 실험 결과에서 두 군이 비슷한 결과(호전)를 보이면, 조사한 그 약은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실험군-대조군 실험을 통해 조사하면 많은 전통 의학적 방법들이 효과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전통의학이 효과 있다고 믿는다.

 

동양의학 시술자들이 실험군-대조군 실험을 계속 거부해온 탓에 동양의학은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것은 필연적으로 국민들을 속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어떤 약이 효과가 있는지를 아는 유일한 방법은 실험군-대조군 실험뿐이다. 설령 그것이 어떻게 효과를 나타냈는지는 모르더라도 말이다

 

"동양의학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지만 우리는 단지 그 과정과 이유만 모를 뿐이다"라는 말은 동양의학 지지자들이 만들어낸 주장일 뿐이다. 이제는 현대의학이 그러한 주장들에 대답을 해야 한다.

 

아시아에서 일본은 120년 전에 동양의학을 폐지했다.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계층이 동양의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탓에 동양의학은 이제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1. [세계의 창]중국 한의학 ‘탱자’ 될라, 2. [중국리포트]중의학 존폐논쟁 ‘재발’ )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당신의 아들딸이 한의대에 입학해 젊음을 허비하는 것을 계속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또 결국 효과가 없어서 인간 사회에서 사라질 한방이란 사이비과학을 공부하게 해야 한단 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나아가 우리는 "흔히 환자에게 경제적 곤란을 초래하고 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거짓치료일 뿐인 한방이란 ‘만병통치약’ 에 계속 돈을 낭비할 것인가?"라고 따지고자 한다.

 

서양에서 동양의학은 의학이 아닌, 건강보조의 영양학 범주에 속한다. 더구나 그런 건강보조법적 측면의 효과에 대해서조차 동양의학의 치료법은 과학적 증거가 제대로 드러난 적이 없다.

 

한국인들은 닭에 인삼을 넣은 요리(삼계탕)를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인삼이 일부 이로운 약리효과를 갖고 있다고 하지만, 가장 안전한 결과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그런 효과를 내는 성분을 분리해 약으로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다른 현대 의약품들이 이미 인삼을 대체해가고 있다.

 

흔히 제기되는 주장이,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현대의학의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신 약초와 동양의학 시술들을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틀린 생각이다. 그것은 사실 가난한 사람들을 차별하는 정책이다. 우리는 중요한 인권의 하나로서 가난한 사람이건 부유한 사람이건 모든 사람에게 현대의학의 권위와 서비스가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과학적 진보를 장려하고 무지에 대항하며 과학적인 교육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국에서 한의학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또 한국 국민들의 정신과 신체의 건강을 향상시키고 전 세계적으로 한국인의 위상을 강화해줄 것이다.

 

특히 우리는 다음과 같이 권고하는 바이다.

 

1. 젊은이들이 한의대에 가서 미래를 망치지 않도록 설득해야 한다.

 

2. 의료행위에 관한 지식이 완전치 못한 한의대생들과 한의사들이 현대의료인의 일원으로 진입하는 것을 돕기 위한 정부기구와 교육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3. 혹여 현대 의료 영역에 있는 의사, 간호사, 의대생들이 함부로 한방에 대한 사용을 소개, 의뢰, 장려함으로써 사람들을 호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4. 한국 정부를 확실히 설득하여 중국으로부터 동양의학과 관련한 약재(한약재)을 수입하거나 그것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양의학, 한방이 효과가 없음을 알고 있는 많은 동양의학 시술자들과 제약회사들이 은밀하게 여러 현대의약품에 동양의학과 관련된 한약재를 첨가하고 있다. 이는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위험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 정부는 반드시 중국에서 들어온 한약재가 의료시장에 들어올 때 그런 제품들을 엄격히 감시해야 한다.

 

5. 의료인들은 반드시 수은과 같은 독성물질을 포함되지 않은 무해한 한방시술이나 한약을 사용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내부적으로 한약재의 독성물질에 대한 감시와 예방을 못하는 상황에서, 최근 중국 의약품이 중국, 미국, 영국, 타이완 사람들에게 중독을 일으키고 심지어 죽음까지 초래했다는 뉴스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한국 정부가 한방 시술에 "무해(no harm)"의 원칙이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6. 사기적 한방 시술들의 현주소를 알려야 한다. 예컨대, 특정 부류의 한약은 환자 상태의 호전에 아무 효과도 없으면서 그 재료 때문에 비싸게 팔린다. 이제는 일반 과학서적들도 과학에 기반한 의학적 지식을 향상시켜 가야하고, 한방의 비과학적인 면을 드러내 보여주어야 한다.

 

7. 건강보험업계가 과학적 원칙들을 고수하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 의료보험은 효과가 없는 한방 치료들에 비용을 지불하지 말아야 한다.

 

8. 미래 한방 문제들에 관련하여 정부를 감시해야 한다. 정부는 의료 영역에서 단순히 경제적 촉진자 및 조정자 역할보다는 국민의 생명과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 더 중요한 역할임을 인식해야 한다.

 

9. 한국인들의 문화적 편견을 재고해야 한다. 우리는 앞 세대의 한방에 관한 검증되지 않은 경험들을, 오늘날 현대의학의 과학적 근거보다 더 높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있어 왔던 많은 한방 이용과 편협한 민족주의가 한국 문화에 건강하지 못한 영향을 끼쳐왔다.

 

번역:

박혜은(전남대 중어중문학과 박사과정)

황의원(과학중심의학연구원 원장)

 

# 뉴욕 거주 중국인 의사인 왕징과 중국 남중대학의 장궁야오 교수가 중의학과 한의학은 본질이 다르지 않음을 지적하며 대한민국의 한의학 문제와 관련해서 공개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