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한의학 비판에 대한 이유

팔락 2012. 2. 23. 12:31

다음의 두 글을 읽어보면 의사가 한의학을 비판해야 하는 이유가 보인다

 

과학혁명 이전에는 동종요법 이론이 서양을 포함하여 모든 문화에서 의료계의 사고를 지배하는 경향을 띠었다. 전통적인 중국의학에서는 기(氣)라고 부르는 일종의 에너지가 있어, 음양의 균형이 깨지면 몸이 아픈 상태가 된다고 보며 따라서 의술 개입이 목표를 균형 회복에 둔다.

 

인도의 아유르베다 요법은 신체가 흙, 공기, 불, 물, 에테르(에테르는 별들 사이의 공간을 채운다고 생각되는 물질이다) 다섯 원소로 구성된다는 고풍스런 생각에 토대를 둔다. 이 요소들이 균형을 잃으면 몸이 아파진다. 물론 갈레노스 전통은 네 가지 체액이 있다고 단정하고 이 체액들의 균형이 건강의 열쇠라고 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갈레노스 전통은 원래 서양의학전통으로 19세기까지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을 완전히 지배했다. 또한 흠잡을 데 없이 동종요법적이고 전인적이다. 유럽인들도 중국과 인도의 치료사들처럼 신체가 땅, 공기, 물, 불의 기본적인 요소로 구성되었다고 믿었다.

 

이러한 동종요법적 사고 체계들은 넓게 보면 그 구조가 유사하다.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의 해부학적 구조를 실제로 이해하기 전에 그리고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을 발견하기 전에 모두 발전한 체계들이다. 따라서 서양과 동양의 의학 관행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논란은 여러 면에서 아주 잘못된 것이다.

 

각 문화에는 고유의 대증요법과 동종요법 전통이 있다. 서양의 대증요법이 현대의학으로 발전하며 우세해진 것은 어떤 특정한 문화적 소질 때문이 아니다-서양의학은 거의 전 역사를 통틀어 동종요법적이었다. 서양의 현대의학적 대증요법이 우세해진 것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데 놀랄 만큼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몹시 아픈 사람들에게 치료가 된다는 거짓 믿음을 심어주고 약을 파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인간의 부정행위 중에서고 최악의 저질로 손꼽힌다. 가능성만 생각해도 분노가 치민다. 이런 치료들이 흔히 환자들에게 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사실은 요점을 벗어난 것이다. 중요한 점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상태의 사람들 다수가 이용당한다는 사실이다.

- 조지프 히스의 혁명을 팝니다 중에서

 

 

'대체(alternative)' 의학은 1) 검증될 수 없거나, 2) 검증되기를 거부하거나, 3) 계속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는 행위집합이라고 정의된다.

 

어떤 치료법이 제대로 비교통제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이중맹검법(double blind test)을 통해 치료효과가 있음이 밝혀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대안적(대체적)인 것이 아니다. 존 다이아몬드가 얘기하듯이, 그것은 그저 '의학'이 되는 것이다.

 

왕립의과대학의 학장이라 하더라도 그가 고안한 어떤 치료법이 이중맹검법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통(conventional)' 의학이 될 수가 없다. 즉, 그것이 '대체' 의학이 될지 여부는 야심 가득한 돌팔이가 그것을 채택하느냐(어차피 쉽게 속는 환자들은 언제나 있으니까)의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다.

 

하지만 치료법이 반드시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정말 오만한 태도가 아닌가? 정통적, 과학적 의학의 검증에 반드시 정통적,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라는 말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체' 의학은 '대체' 검증 방법으로 검증되어야 공정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대체' 검증법 같은 것은 없다. 여기서 존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으며, 그의 견해는 옳다.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 같은 것은 사실 없다. 단지 효과가 있는 의학과 그렇지 않은 의학이 있을 뿐이다. . . . 템스 강을 건너지 않고 첼시에서 배터시로 갈 수 있는 런던의 '대체' 지도가 없듯이, '대체' 생리학이나 '대체' 해부학이나 '대체' 신경계도 없다.

 

어떤 의학의 치료법이든 효과가 있든지 없든지 둘 중 하나이며, 그 말은 참이다. '정통적인' 의미로 볼 때는 가짜이면서, '대안적인'(대체적인) 의미로 볼 때는 진짜일 수가 없다.

 

어떤 요법이나 치료가 이중맹검법을 통과하고 통계적 분석을 거쳐 위약(placebo) 이상의 효과를 낳는다면 그것은 결국 치료법으로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 사실 '정통' 의학으로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많은 치료법 후보들은 이런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즉시 탈락된다. '대안적(대체적)'이라는 꼬리표가 그런 운명을 벗어날 특권을 제공해서는 안된다(물론 애통하게도 많은 경우 그것을 제공한다).

- 대체의학에 대한 리차드 도킨스의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