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툴킷 역설과 다양성의 기원

팔락 2012. 1. 10. 16:59

공통의 신체 형성 유전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인간의 게놈이 다른 동물들의 게놈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우리는 한 가지 역설에 직면하게 되었다. 공통으로 갖는 유전자가 그렇게 많다면, 대체 차이는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개념이 필수적이다.

 

번째 개념은 다양성은 동물의 툴킷에 든 유전자들의 구성 문제라기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에 달린 문제'라는 것이다. 형태 발달은 발달 과정 중 어떤 시기와 장소에서 유전자들을 켜고 끌 것인가에 달린 문제다. 유전자의 사용 시기와 위치가 진화적으로 변할 때 형태의 차이가 생겨난다. 특히 신체부속의 수, 모양,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 말이다. 유전자를 사용하는 방식을 변경하는 데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 개별 구조의 패턴과 신체 설계가 엄청나게 다양할 수 있다.

 

두번째 개념은 게놈 어느 부분에서 형태 진화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찾을 수 있나 하는 문제의 답이다. 놀랍게도 지난 40년간 과학자들이 주로 탐색했던 지점들이 아니었다. 우리 DNA의 극히 일부분, 약 1.5%만이 2만5천 개에 달하는 신체 내 단백질들을 암호화하고 있다. 나머지 엄청난 양의 DNA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중 약 3%에 해당하는 대략 1억 개의 염기들은 조절기능을 담당한다. 유전자한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산물을 만들어내도록 시킬지 결정하는 것이다. 조절 DNA가 작은 기기처럼 활동하며 배아에서 위치 정보와 발생 시기 정보를 환상적으로 통합한다. 조절 DNA는 신체 구조 형성을 지시하는 지침들을 담고 있기에, 조절 DNA에 생겨난 진화적 변화가 형태의 다양성으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