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슈레딩거의 고양이

팔락 2011. 11. 19. 11:16

슈레딩거의 고양이 역설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의미하는 바가 좀 다르다.

 

원자 이하의 스케일에서의 물리학이 난황에 부딪혀 있을 당시, 드 브로이의 사이코틱한 "물질파 이론"이 등장한 이후에도 이렇다 할 발전이 없던 상황에서, 슈레딩거는 자기가 만든 파동방정식이 모든 문제를 다 풀어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걸, 하이젠베르그로 대표되는 코펜하겐 학파는 불확정성 원리를 들먹이면서 "관측이라는 행위 전까지 관찰 대상의 상태는 확률로만 알 수 있을 뿐"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열 받은 슈레딩거는 그 주장을 거시세계에 빗대어 슈레딩거의 고양이 역설을 만들었다.

 

"완전히 밀폐된 상자 안에 고양이와 청산가리가 담긴 병이 들어 있다. 청산가리가 담긴 병 위에는 망치가 있고, 망치는 가이거 계수기(방사능 측정 장치)와 연결되어 있어 방사능이 감지되면 망치가 내리쳐져 청산가리 병이 깨지고 고양이는 중독되어 죽고 만다. 가이거 계수기 위에는 1초에 50%의 확률로 핵분열을 일으켜 방사능을 내뿜는 우라늄 입자가 놓여 있다. 외부에서의 관찰이나 간섭을 모두 배제한다면, 1초 후에 고양이는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가?"[1]

 

물론 슈레딩거는 문을 열어보지 않아도 고양이가 죽었거나 살아있는 하나의 상태에 있을 거라는 주장을 담아 역설(그래서 역설)을 발표했지만, 코펜하겐 학파는 문을 열어보기 전까지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아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가 중첩되어있고, 문을 여는(관측 행위의) 순간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전자 하나가 A라는 지점 혹은 B라는 지점에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의 지점에 있을 확률이 똑같이 1/2씩이라고 해보자. 관측자는 관측하기 전까지 전자가 A와 B 중 어디에 위치할지률에 대한 논의로 바뀌면서 순수했던 물리학은 세속의 권력다툼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갔고, 이러한 확률 논쟁은 순간이동과 평행우주 등 수많은 물리이론이 태동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는 알 수 없다. 결정론자였고 불확정성원리를 반대했던 많은 과학자들(슈레딩거와 아인슈타인을 포함해서)은 전자가 A와 B중 하나에 (이미) 위치해 있고, 관측은 그 위치를 확인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펜하겐 학파(불확정성 원리를 발표한 하이젠베르그를 포함해서)는 관측하기 이전의 상태는 A에 1/2확률, B에 1/2확률이 있는 두개의 상태가 혼재(양자물리에서는 중첩이라고 표현한다)되어 있으며, 관측을 행하는 순간 확률 붕괴가 일어나면서 (예를 들어 A에서 발견됐다면) A의 확률이 1로, B의 확률이 0으로 고정된다고 말한다. 전자가 A 지점에 위치 한다는 것을 관측한 후에는 (전자에 에너지를 가해서 상태를 변화시키거나 포텐셜의 영향을 받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면) 몇 번을 다시 관측해 봐도 A에서 발견된다.

 

슈레딩거의 고양이는 뉴튼시대에서 양자역학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에서 아인슈타인과 슈레딩거가 한편이 되고, 보아와 하이젠베르크가 한편이 되어 물리학계를 뜨겁게 달궜던 세기의 과학자들 간의 치열한 논쟁과 고뇌를 엿볼 수 있는 사고실험으로 평가되어 널리 회자되고 있다.

 

슈레딩거의 고양이의 생존확률을 놓고 치열하게 벌어졌던 논쟁은 훗날 우라늄 원자핵의 분열 확률에 대한 논의로 바뀌면서 순수했던 물리학은 세속의 권력다툼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갔고, 이러한 확률 논쟁은 순간이동과 평행우주 등 수많은 물리이론이 태동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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