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실 없이도 살 수 없고, 착각 없이도 살 수 없다. 그것은 각각 나름대로의 목적을 수행하고 서로의 한계점을 보완해준다. 우리의 세상 경험은 이 두 가지 거친 경쟁자들의 슬기로운 타협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심리 면역체계를 가진 존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신체 면역체계가 질병에 대항해 몸을 지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심리 면역체계도 불행에 대항해 우리의 마음을 보호한다고 보면 된다. 신체 면역체계는 두 가지 상충하는 필요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하나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외부 침입자를 인식해 파괴할 필요성이고, 다른 하나는 몸속 세포들을 인식하고 지켜줄 필요성을 의미한다.
신체 면역체계의 활동이 떨어지면, 몸속에 들어오는 미세한 천적들에 대항해 몸을 보호할 수 없고 결국 질병에 감염되고 만다. 반면 신체 면역체계가 과잉 활동하면 실수로 몸속 세포를 침입자로 간주하고는 공격하게 된다. 따라서 건강한 신체 면역체계는 이처럼 상충되는 필요들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우리를 잘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마찬가지로 거절, 상실, 불운, 실패 등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심리 면역체계는 우리를 방어하되 지나치게 방어해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나는 너무 완벽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하는 거야"라고 지나친 방어를 해서는 안 된다. 그와 동시에 심리 면역체계는 우리를 충분히 지켜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낙오자야. 나 같은 사람이 살아서 뭘 한담"하는 것처럼 행동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건강한 심리 면역체계는 우리가 당면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충분히 좋은 기분을 유지하게 해주는 동시에 그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불편감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이번에는 정말 형편없게 일처리를 했군. 기분이 정말 찜찜해. 하지만 언제라도 기회를 다시 잛을 수 있으니 괜찮지 뭐." 이런 자세를 지닐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즉, 우리는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면 안된다. 우리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사물을 보는 최상의 관점을 찾아야 하며, 그 관점은 가능하면 현실에서 동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는 동시에 비현실적일 정도로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지는 않는다.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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