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이 암에 잘 걸리고, 암에 걸렸을 경우 긍정정인 태도와 감정을 가지면 암의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이 사실일까? 역으로 생각하면 긍정적 태도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자신과 세상에 유쾌하지 못한 시각을 가진, 스트레스로 지친 사람들은 모두 암을 자초하고 있는 셈인가?
과학적인 메타 분석에 의하면 스트레스나 감정이 암과 관련이 없다는 많은 연구결과를 들어, 스트레스를 준 사건과 암이 연관이 있다는 대중의 믿음을 반박한다. 37,562명의 간호사들을 8년간 추적 조사했던 직업 스트레스에 대한 최근의 연구에서 직업상 상대적으로 `강한` 스트레스를 겪었던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스트레스를 경험했던 여성들과 비교해서 유방암 위험도가 17% `낮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코펜하겐에서 16년이 넘는 기간 동안 6,689명의 여성을 조사했던 연구는 `고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들이, 스트레스 수준이 낮은 여성들보다 유방암에 걸리는 확률이 40% 정도 `낮다`는 사실을 밝혔다.
우유부단함, 내성적 성격, 갈등 회피 등 암이 생기기 쉽다고 여겨지는 일단의 성격 특징을 일컫는 `암에 걸리기 쉬운 성격`이라는 한때 인기가 있던 개념도 마찬가지로 통제 연구를 거쳐 신빙성을 잃었다.
과학자들은 또한 `긍정적 태도나 감정`이 암 극복과 어떤 식으로라도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국소 유방암 진단을 받은 708명의 오스트레일리아 여성들을 8년간 조사해 우울, 불안, 분노 같은 사람들의 부정적 감정과 비관적 태도가 기대수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자료들에 따르면 심리개입은 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수명을 늘려주지는 못한다.
심리적 이미지화, 긍정을 비롯해 인터넷에 떠도는 여러 근거 없는 조언들이 비록 암을 치료하거나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긍정적 태도가 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암 환자들은 양질의 의학적, 심리학적 관리를 받고, 친구 및 가족과 소통하고, 삶의 매 순간마다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여 자신의 신체적 부담과 정서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여전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항간의 믿음과는 반대로, 암환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태도 때문에 암에 걸린 게 아니라는 확신`을 갖는 것도 위안이 될 수 있다.
# 암과 스트레스에 대한 상관관계는 거의 없지만, 심한 스트레스가 건강(육체적, 정신적)에 해롭다는 증거는 많다. 그러나 적당한 스트레스는 신체적, 정신적 발달과 면역,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비타민이든, 스트레스든 모든 것이 적당해야 한다는 것은 진실인 것 같다. 결국 모든 것은 조화에 있지 않을까. 그 적당한 조화를 찾기가 힘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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