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지사(地史)를 구성하는 11개 기(紀) 중에서 가장 오래된 기이다. 몇 개의 세(世)가 한 기 내에 존재하고, 기는 다시 대(代)라고 하는 더 큰 지질시대의 단위가 된다. 캄브리아기는 선캄브리아기 다음에 오고 오르도비스기 전에 존재했던 기로 고생대 최초의 기이다. 캄브리아기의 시간 간격은 캄브리아기의 하부 경계를 정의하는 기준에 따라 약 5억 7,000만 년 전에서 5억 500만 년 전 사이로 측정된다(→ 고지리학).
캄브리아기는 현생이언(선캄브리아기가 끝날 때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의 가장 오래된 기이고, 그 시작은 아직까지도 설명되지 않는 지질기록상의 석회질 껍질을 가진 해양동물의 출현을 기준으로 한다. 캄브리아계라는 명칭은 1835년 영국의 지질학자 애덤 세지윅이 캄브리아(웨일스)에서 본떠 명명했다.
이 계는 연속적인 통(統)들로 세분되는데 각각 하부·중부·상부 캄브리아계에 해당하는 콤리통, 세인트 데이비드통, 메리오네스통이 있다. 종종 콤리통 대신 사용되는 카파이통은 부적절하게 설정된 것으로, 상대적인 시대가 화석에 의해 적절하게 확립되어 있지 않다. 캄브리아계의 4번째 통인 트리매독통은 캄브리아기의 마지막 통이나 오르도비스기 최초의 통으로 여겨지고 있다. 캄브리아기와 오르도비스기의 경계는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일치되어 있지 않지만 트리매독통을 오르도비스기로 여기는 것이 대체적인 경향이다.
판구조론적으로 캄브리아기의 고지리는 작은 고대서양인 이아페투스 해를 경계로 갈라진 2개의 대륙인 곤드와나와 로렌시아로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발티카). 유럽, 아프리카, 중동 일부, 인도, 남아메리카, 남극 및 북아메리카의 애팔래치아 산맥 동부의 대부분과 함께 잉글랜드, 웨일스와 동부 아일랜드가 곤드와나 대륙을 이루었고, 이곳은 대규모의 쇄설성 퇴적물과 일부 탄산염(석회암) 퇴적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반해 북아메리카 대륙의 대부분(애팔래치아 산맥 서부)과 그린란드, 스피츠베르겐, 스코틀랜드 북서부 및 아일랜드와 노르웨이 서부로 이루어진 로렌시아 대륙은 광활한 석회암이 광범위하게 발달되어 있었다. 로렌시아 대륙 석회암 내의 해양 화석들은 곤드와나 대륙의 것들과 달라서 두 대륙 암석의 연속성 대비에는 어려움이 있다. 북아메리카에서 후기와 중기 캄브리아기 구분은 영국의 구분과는 약간 다르고, 후기 캄브리아기는 3개의 연속적인 조(組)인 드레스바크조·프랑콘조·트렘퍼로조로 세분된다.
트렘퍼로조는 최소한 웨일스의 트리매독통의 일부와 일치한다고 주장되고 있다. 그밖의 캄브리아기의 다른 대륙은 발트(북유럽의 대부분과 스칸디나비아 및 발트 해 지역)·시베리아·몽골(중국 북부를 포함)을 포함한다. 이들의 고지리적 관계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시베리아에 있는 증발잔류암은 당시의 기후가 따뜻했고 증발작용이 활발했음을 암시한다. 석회암 발달이 미약한 발트 지층은 차가운 바다에서 퇴적된 것으로 해석되는데, 특히 후기 캄브리아기 화석들은 웨일스, 잉글랜드, 애팔래치아 동부가 바다로 연결되어 있었음을 암시한다.
캄브리아기 지층에는 오직 해양 화석들만이 알려져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무척추동물이지만, 무악어류(턱이 없는 어류)의 잔해가 미국 와이오밍의 후기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보고되었다. 유일한 식물은 조류(藻類)였다. 캄브리아기 동안 우세한 동물군은 삼엽충(투구게의 먼 친척)이었으며, 이 기가 끝날 무렵 전세계적으로 분포하던 삼엽충이 멸종되기 시작했다.
캄브리아기의 더 오래된 지층 내에 있는 삼엽충 유기구조의 발달 정도는 화석으로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보다 이전의 오랜 기간의 진화를 암시한다. 대부분의 삼엽충은 저서(底棲)환경에서 서식했으나, 산소가 희박해 저서동물군이 생존할 수 없는 깊은 곳에서는 그 일부가 바다 수면에 적응해 살았다. 부유(수동적으로 떠다니는) 또는 유동(자유롭게 헤엄치는) 삼엽충 화석은 종종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간의 층서 대비를 용이하게 해준다.
또다른 동물군들이 전기 캄브리아기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이에는 완족동물·연체동물·극피동물의 초기 유사형태들이 포함되어 있다. 해면을 닮은 아르카이오키아티드류(archaeocyathids)는 전기와 중기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발견되는 해양생물이다. 이들은 층서적으로 중요하며, 특히 러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스트로마톨라이트류(조류 퇴적물)와 관련되어 암초 모양의 덩어리(바이오험)를 형성한다.
캄브리아기의 필석류(지금은 멸종한 군체동물)는 오르도비스기와는 달리 해저에 고착해 살았기 때문에, 그들의 화석은 멀리 떨어져 있는 지층 간의 대비에 부적당하다. 이들의 일부는 트리매독통이 시작될 무렵 부유생물의 형태로 급격히 진화하여 출현했고, 트리매독통에서 중요한 화석대를 이루었다. 캐나다 로키 산맥 남부의 중기 캄브리아 버저스 셰일(Middle Cambrian Burgess Shale) 내에는 동물들이 대륙 가장자리에 인접한 해저사면에서 발생한 진흙 사태로 매몰되어, 100속(屬) 이상의 화석이 보존되어 있다. 화석 동물군 가운데 단지 1/3 정도만이 광물질화된 경질부를 가지며 정상적으로 보존되어 있지 않은 캄브리아기 생물의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원시 척색동물(脊索動物)도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