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이유에서 영리법인의 허용에 반대해야 한다.
첫 번째로, 영리법인은 프로페셔널리즘(전문가 주의) 정신에 어긋난다. 프로페셔널리즘 정신에 따르면, 경제편중주의의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것은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한 정면 공격으로 간주하며,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전문가의 서비스에 자본을 투자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것으로 여겨져야 한다.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는 단순한 경제적인 관계가 아니라 의료 윤리가 개입되는 행위다. 의사는 네 가지 기본적인 의료 윤리인 자율성 존중의 원칙, 선행의 원칙, 악행 금지의 원칙 그리고 정의의 원칙에 따라 한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그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의료 윤리의 핵심이고 이러한 윤리가 있음으로 인해 프로페셔널리즘의 정신도 유지되는 것이다.
의료에 자본이 개입되면 의료 행위가 왜곡되고 의료 윤리가 손상된다. 자본에는 윤리가 없다. 단지 투입된 자본에 대해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는 경제적인 이윤 추구만이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환자와 의사 사이에 자본이 개입되면 경제적인 이유에서 과잉 진료가 일어나거나, 이익을 주지 못하는 환자에 대한 기피 등 의료의 왜곡이 발생하고 이는 환자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 이런 상황은 연쇄적으로 의료 윤리의 붕괴와 프로페셔널리즘 정신의 해체 그리고 국민의 의료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져 국가의 장래에 중대한 해를 끼치게 된다. 사회적 자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다. 신뢰가 상실되는 상황을 초래하는 정책이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만을 따져도 영리법인은 도입은 좋지 않다는 점이 두 번째 이유다. 환자와 의사 사이에 의료 행위로 인해 한정된 양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자본이 개입되는 경우 그 이익의 일정 부분을 자본이 가져가게 된다. 따라서 의사들의 이익을 유지하려면 환자의 부담이 늘 수밖에 없고, 환자의 부담을 유지하려면 의사들의 이익이 줄 수밖에 없는 결과가 초래된다. 어느 경우든 의사나 환자의 입장에서 영리법인의 허용은 좋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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