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딸에게 쓴 편지(리차드 도킨스) 1.

팔락 2011. 4. 22. 11:07

믿음의 좋은 이유와 나쁜 이유

 

네가 열 살이 되었으니,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네게 편지로 써서 말하고 싶구나. 우리가 아는 것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해한 적이 있었니? 이를테면 바늘구멍처럼 보이는 하늘의 별들이 사실은 우리 태양과 같은 불타는 아주 큰 공이고 대단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아는 걸까? 그리고 지구가 그런 별들 중 하나인 태양을 도는 더 작은 공이라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증거`라는 거야. 때로 증거는 참인 무언가를 실제로 보는 것(또는 듣는 것, 만지는 것, 냄새 맡는 것 등)을 의미한단다. 우리 비행사들은 지구에서 아주 먼 곳까지 가서 자신의 눈으로 직접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보았지. 때로는 우리 눈도 도움을 받아야 한단다. `샛별`은 밤하늘에 밝게 반짝이는 점으로 보이지만, 망원경의 도움을 받으면, 아름다운 공이라는 것을, 금성이라는 행성임을 알 수 있어. 직접 보고(또는 듣거나 만지거나 해서) 뭔가를 배우는 것을 관찰이라고 한단다.

 

관찰 자체가 증거가 아닐 때도 가끔 있지만, 관찰은 언제나 증거의 토대가 된단다. -중략- 과학자들, 즉 세계와 우주에 관한 진리를 발견하는 일을 하는 전문가들도 종종 탐정과 같은 일을 해. 그들은 진리일 수도 있는 것에 관해 추측(가설이라고 하지)을 한단다. 그런 다음에 자기 자신에게 말하지. 그것이 정말 참이라면, 우리는 이러저러한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야. 이것을 예측이라고 하지. 예를 들어 세상이 정말 둥글다면, 여행자가 한 쪽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결국 처음 출발한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예측할 수 있어.

 

의사가 네가 홍역에 걸렸다고 말할 때, 너를 그냥 쳐다보고 홍역에 걸렸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야. 의사가 너를 한 번 보면, 네가 홍역에 걸렸을지 모른다는 가설이 마음속에 세워지지. 그런 다음에 스스로에게 묻지. 얘가 정말 홍역에 걸렸다면, 이러저러한 것들을 알아봐야 해.-- 그다음에 예측 목록들을 훑으면서 눈으로(반점이 생겼나), 손으로(이마가 뜨거운가?), 귀로(씩씩거리며 숨을 쉬나?) 검사를 해. 그런 다음에야 판단을 내리고 말을 하지. ``홍역에 걸렸습니다.`` 때로 의사에게는 눈, 손, 귀로 관찰하는 일을 돕는 혈액 검사나 x선 검사 같은 다른 검사들도 필요해.

 

과학자들은 세계를 알기 위해 증거들을 이용하는데, 아주 창의적이고 복잡해서 이 짧은 편지에 다 쓸 수가 없어. 그 대신 나는 증거 이야기에서 벗어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단다. 증거는 무언가를 믿기 위한 좋은 이유가 되지. 그리고 나는 무언가를 믿기 위한 나쁜 이유 세 가지를 조심하라고 네게 알려주고 싶어. 그것은 `전통`, `권위`, `계시`라고 불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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