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국민 소득이 낮을 때에는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행복도도 증가한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의 개략적인 추산에 따르면 국민총생산이 1인당 미화 1만 달러 정도에 이르고 나면, 그 이후의 경제 성장은 평균적 행복을 높이는 데 더 이상 기여하지 못한다. 이는 우리가 소비하는 재화의 성격 때문이다.
프레드 히르쉬는 재화는 물질 재화(material goods)와 지위 재화(positional goods)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이, 주택, 가솔린, 밀과 같은 물질 재화와 그 사회의 지위를 표상하는 지위 재화(주로 고급품이나 사치품등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재화)로 구분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재화가 물질과 지위의 속성을 모두 가지나 그 정도는 다르다. 물질 재화와는 달리 지위 재화는 상대적이고(사회적 지위는 한 명이 지위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다른 한 명의 지위가 내려가는 제로섬 성격을 지닌다) 경쟁 프리미엄이 붙는다.
국민 소득이 일정 정도를 넘어서면 물질 재화는 충족되나 상대적 성격을 지닌 지위 재화는 한정되어 그 구입에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있어 지위 재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하면 왜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행복과 절대적 부의 관련성이 없어지는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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