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출생 시 뇌는 빈 서판이 아니다. >
단순한 논리로 말하자면, 학습을 위한 선천적 메카니즘이 없이 학습은 존재할 수 없다. 그 메카니즘은 인간이 성취하는 모든 종류의 학습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학습력 이론 - 학습의 수행 원리에 대한 수학적 분석 - 에 따르면, 학습자가 유한한 입력물로부터 이끌어 낼 수 있는 일반화의 수는 무한하다고 한다. 가령 어린이가 들은 문장들은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는 토대이기도 하지만, 명사와 동사의 비율이 똑같은 무한한 단어 조합을 생산하거나, 그 기초에 놓인 문법을 분석하고 문법에 맞는 문장들을 생산할 수 있는 토대이기도 하다.
진화 생물학은, 생물의 세계에는 복잡한 적응 능력들이 편재하고 자연 선택이 그것들을 진화시키는데 여기에는 복잡한 인지 행동 적응 능력이 포함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자연 서식지에 사는 동물의 행동 연구에서 입증한 바에 따르면, 생물 종들은 충동과 능력이 선천적으로 다르고 어떤 능력들(가령 비행술과 먹이 은닉)은 복잡하고 고도로 분화된 신경계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진화적 관점에서 인간을 연구해 온 과학자들은 많은 심리 기능들(가령 기름진 음식, 사회적 지위, 모험적인 성관계 등)이 현재 환경의 실질적 요구보다는 조상들이 살던 환경의 진화적 요구에 더 적합한 것임을 입증했다. 인류학 연구에서는 경험의 모든 측면과 관련된 수많은 보편적 능력이 전 세계 문화의 경계를 초월해 존재함을 보여 주고 있다.
인지 과학자들은 개별적인 표현과 과정들이 지식의 서로 다른 영역 - 가령 언어를 위한 말과 규칙,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영구적 사물의 개념, 타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마음 이론 - 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발달 심리학에서는 경험을 해석하는 이 개별 형식들이 생애 초기에 정렬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유아기에 이미 사물, 수, 얼굴, 도구, 언어, 그리고 그 밖의 인지 영역들을 기본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인간 게놈의 유전자와 비암호화 부위 모두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담겨 있고, 그 정보가 복잡한 유기체의 완성을 이끈다. 특정 유전자가 인지, 언어, 개성의 여러 측면에 구체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심리적 특성이 다양할 때 그 다양성의 많은 부분은 유전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함께 성장했든 떨어져 성장했든 일란성 쌍둥이는 이란성 쌍둥이보다 더 비슷하고, 생물학적 형제는 입양된 형제들보다 더 비슷하다. 개인의 기질과 성격은 생애 초기에 출현하여 일생동안 상당히 일관되게 유지된다. 그리고 성격과 지능 모두 어린이의 가정환경으로부터 거의 또는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다. 한 가정에서 양육된 아이들이 비슷한 것은 대개 그들의 공통된 유전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