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회의주의가 짊어진 부담/칼 세이건

팔락 2010. 4. 24. 19:33

상충하는 두 가지 욕구 사이에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앞에

차려진 모든 가설들을 지극히 회의적으로 면밀히 검토하는 것과 아울러, 새로운 생각에도 크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회의에만 머문다면, 여러분은 어떤 새로운 생각도

보듬지 못하게 됩니다.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이 세상을 비상식이 지배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괴팍한 노인네가 될 것입니다. ( 당연히 여러분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많이 있겠

지요. )

 

다른 한편으로, 귀가 가볍다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마음을 열면, 그리고 회의적인 감각을 터럭만큼도 갖추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가치 있는 생각과 가치 없는 생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모든 생각들이 똑같이 타당하다면 여러분은 길을 잃고 말 것입니다. 결국 어떤 생각도 타당성을 갖지 못할 것이겠기에 말입니다.

-- 칼 세이건

 

서양철학에서 회의주의skepticism는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다. 경험된 세계의 실재성, 절대적 진리, 이데아의 세계 등의 철학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고, 가능한 지식과 불가능한 지식을 구분하고, 주장의 타당성을 문제 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회의가 제기되었다.

그러다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마틴 가드너가 일련의 책들을 저술하면서부터, 과학적으로 타당한 증거를 요구하는 형태의 회의주의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것을 기존의 철학적 회의주의와 구별해서 따로 과학적 회의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

 

과학은 경험, 노력, 이성이 타당하다는 확신 위에 서 있는 반면,

마술은 희망이 기대를 저버릴 리 없으며 욕망이 눈을 속일 리 없다는 믿음 위에 서 있다.

-- 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

 

모든 것을 의심하거나 모든 것을 믿어라;

이 두 가지 모두 편리한 전략이다.

어떤 경우에서든 우리는 깊이 생각하는 수고를 덜게 된다.

-- 앙리 푸앵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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