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건강염려증에서 비롯된 소동
사람들이 느끼는 건강에 대한 과도한 염려는 과학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이와 관련된 황당한 에피소드가 있다.
한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켐페인을 벌였다. 우리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무색무취한 화학물질인 '일산화이수소'가 매년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복합 물질은 심각한 수화 현상을 일으키거나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을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땀이 많이 나게 하고 구토를 일으키며 기체 상태에서는 심각한 화상을 입히기도 한다. 또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연히 흡입했다가 죽을 수도 있다.' 이 물질은 말기 암 환자의 종양에서도 발견됐고 땅을 침식시키며 산성비의 주요한 요소이기도 하다.(물론 이 화학 물질이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아픈 사람이든 건강한 사람이든-의 몸에 존재하며 이 물질로 인해 사람이 죽는 경우는 보통 거기에 빠져야 한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이렇게 설명하고 나서 50명의 학생들에게 이 화학 물질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해 달라고 했을 때 43명이 흔쾌히 서명했다. 그리고 6명은 결정을 보류했으며 단 한 명만이 반대했다. 단 한 명만 그 물질이 바로 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근거가 없거나 과도한 건강 염려증을 보여주는 사건은 또 있다.
1989년 사과를 여물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물질인 알라가 몸에 매우 나쁘다는 주장이 TV프로<60분>을 통해 방영됐다. 메릴 스트립이 지지하는 환경단체는 알라가 '사과를 재료로 하는 모든 식품에 들어 있는 치명적인 발암 물질'이며 소아암의 원인이라고 단정적으로 주장했다. 이에 놀란 부모들은 즉각 사과와 사과 주스를 모조리 내다 버렸으며 사과 재배 농가와 관련업체는 급격한 소비 감소로 인해 대략 4,500억 원의 손해를 봤다. 결국 알라 제조사는 생산을 중단하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미국환경보호국과 국립암센터의 최종 실험 결과 알라가 소아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하루에 소비하는 사과 제품을 10만 배에서 20만 배 이상 섭취했을 때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981년 하버드대학 연구자들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커피와 췌장암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논문을 게재했다. 췌장암은 사망률이 매우 높은 치명적인 병이기 때문에 커피 시장에 큰 반향이 일어났다. 하지만 결론은 실험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스타벅스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1990년에는 임신한 여성이 전기담요를 사용하면 아기에게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전기담요에서 발생하는 전자기장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결국 전기담요에 전자기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딱지가 봍게 되었고, 전자기장 방출량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이 나왔다. 하지만 1996년 국립과학원이 발행한 보고서에서는 전자기장과 암과의 연관성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핸드폰을 많이 사용하면 뇌종양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핸드폰 제조사들은 즉각 독자적인 연구소를 세워 핸드폰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핸드폰이 암과 관련돼 있다는 증거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핸드폰으로 인한 가장 큰 위험은 운전 중에 핸드폰을 사용하다 일어나는 교통사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