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과 진화론
창조론의 근거로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의 특수한 사례를 찾는 것은 기본적으로 비과학적인 방식이다. 현재의 무지로부터 주장을 펼치는 특수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가 비판한 '틈새의 신(God of the Gaps)' 전략과 똑같은 그릇된 논리에 기댄다.
창조론자들은 현재의 지식이나 이해에 나 있는 틈새를 열심히찾아다닌다. 틈새가 발견되면 그것은 기본적으로 신이 채워야 하는 것이라고 가정된다. 본회퍼 같은 사려 깊은 신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과학이 발전할수록 틈새가 줄어들며, 결국 할 일이 전혀 없고 숨을 곳도 없어짐으로써 신이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다르다. 무지를 인정하고 더 나아가 무지를 앞으로 정복할 과제로 보고 기뻐하는 것이 과학 탐구의 본질적인 한 부분이다. 매트 리들리가 이렇게 썼듯이 말이다. "대다수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이미 발견한 것을 지루해한다. 그들을 이끄는 것은 무지다."
신비주의자들은 수수께끼에 기뻐하며 그것이 신비로 남아있기를 바란다. 과학자들은 다른 이유로 수수께끼에 기뻐한다. 그것은 그들에게 일을 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말해 종교가 미치는 진정으로 나쁜 효과 중 하나는 "몰이해에 만족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가르친다는 점이다.
다음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다.
"더욱 위험이 큰 하나의 유혹이 있다. 바로 호기심이라는 병이다. 자연의 비밀들, 우리의 이해 범위를 넘어서며 우리에게 아무 소용도 없고 어느 누구도 알고 싶어하지 않을 비밀들을 탐구하여 규명하라고 우리를 충동질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종교개혁을 이끈 마르틴 루터의 말을 보자.
"이성은 신앙의 가장 큰 적이다. 그것은 영적인 것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신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모든 것을 경멸함으로써 신의 말씀에 맞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기독교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성으로부터 시선을 돌려야 한다. 모든 기독교인은 마음속에서 이성을 파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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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하게 연속된, 미미한 변형을 거쳐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없는 복잡한 기관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내 이론은 완전히 붕괴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사례를 전혀 찾을 수 없다."
-- 다윈
진정으로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 발견된다면 다윈의 이론은 무너지겠지만, 지적 설계론도 무너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신에 관해 아는 것이 아무리 적더라도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신이 환원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하리라는 점이기 때문이다.